주간데스크-힘의 원천은 국민

입력 1994-12-14 00:00:00

지난 7일,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에서 만나본 김영삼대통령은 패기에넘치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문민시대의 대통령답게 소탈한 인간미를 느끼게 했다. 4백여명의 참석자들과 가진 오찬장에서 손수 곰탕을 나르는 등 지난날의 대통령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패기에 찬 대통령**

준공식장에서의 치사에서도 미리 배포된 연설문에 없는 얘기를 통해 2천년대의 청사진을 역설, 듣는 이들로 하여금 뿌듯한 감회를 느끼게 했다. 특히 지난번 APEC정상회의에서 국익을 위한 우리의 주장을 과감히 개진, 이를 관철할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국력이 그만큼 신장된 때문이라는 대목에선 자신감을갖게도 했다.

한마디로 전세계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만 우물안 개구리여서는 안되고, 국제무대에서 선진국과 겨루기 위해서는 세계화에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요지였다. 이를 위해 정부조직도 개편, {작지만 강력한 정부} 그리고{규제위주의 정부}에서 {서비스위주의 정부}로 과감히 탈바꿈해 나가겠다고강조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이같은 말을 듣고도 가슴 한구석에 웬지 모를 허전함을 느께게 됨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아마도 이는 요즘 돌아가는 세태가 하나도 속시원한 구석이 없기때문이리라. 멀쩡해 보이던 다리가 내려앉고, 공무원이 세금을 도둑질하는가하면 벌건 대낮에 서울도심의 일각이 불바다가 되는등 어처구니없는 사건.사고의 연속은 대통령의 말까지도 빛을 잃게 만들고 있음에랴.**하고많은 세타령**

어디 그 뿐인가. 정치권은 여&야 가릴것 없이 실망만 안겨주고있다. 집권당은 하고많은 {민주계} {민정계}타령에 영일이 없고, {실세}니 {허세}니 하며세력다툼에 급급하고 있다. 이러니 나라꼴이 제대로 될 턱이 있겠는가.가령 어느 한 회사의 예를 들어보자. 사장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중역들은 제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있다면 그 회사는 보나마나다. 죄없는 사원들만 골탕을 먹을 뿐이다. 하물며 국가경영에서야 더 말할나위가 없다. 일개 회사는 망하면 그로서 그칠수있지만 나라가 잘못되는 날엔 그야말로 예삿일이 아니다. 위정자들이 이 이치를 알고나 있는지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러잖아도 조만간에 대폭적인 나각개편이 있다고들 한다. 이번 인사는 과연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가 지켜보고있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일은 이번에야말로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그 열쇠는 오로지 대통령만이 쥐고있다. 민자당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것인가, 그도 부연이면 새롭고 유능한 인재를 과감히 등용할 것인가는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엉거주춤한 인사로는 이 난국을풀어갈수 없음을 국민들이 먼저 알고 있다.

**아직은 늦지않아**

지난 정권들을 지탱해준 양대축은 누가뭐래도 군이라는 막강한 물리력과 관료조직이었음은 부인할수 없다. 이에반해 현정권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한 문민정부다. 이는 곧 정권의 힘의 원천이 국민적 지지속에서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정권은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인가. 그 대답은 각자 처해있는 입장이나 시각에 따라 차이가 날수있다. 하지만 현재의보편적 분위기가 집권 첫해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특히 사회여론을 주도하는 지식층의 이반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은 실로 우려스럽다아니할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그 해결방법은 전적으로 이 정권의 몫이다.우리가 기대할수 있는 것은 그래도 아직은 늦지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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