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의 긍정적인 답이 나와서인지 주변의 큰 동요는 느낄 수 없었다."그럼 다른 시, 도에서도 그런 달력을 만들고 있습니까? 아니면 여기서만 창안한 기상천외의 아이디어입니까?"조의원의 말투는 시종일관 조용했다. 그러나 언중유골을 생각하게 하는 점에서는 다소 불안의 소지도 없지 않았다.
"다른 곳은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 달력에 도지사 시정방침은 왜 들어가 있죠? 혹 도민 모두를 밑에 직원으로 생각한 건 아닙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해 미남도 못되는 지사의 대문짝만한 사진은 또 왜 들어가 있습니까?"
곳곳에서 쿡쿡 웃음소리가 터졌다.
윤지사가 말문을 닫았다. 고개를 숙인채 보고있던 참고자료만 어줍게 넘겼다, 접었다 했다. 답변이 좀 궁색했던 후유증 앓이 같은 태도였다.지금까지 예상밖으로 순탄하게 나오던 조의원의 조용하던 말이 갑자기 껑충뛰었다. 인상도 험악했다.
"방금 손들고 선서를 했잖아요. 위증을 하면 어떤 결과가 따른다는 걸 빤히알면서, 그런 삼척동자가 들어도 웃을 거짓말을 합니까. 국민이 낸 세금으로다 자기 얼굴 넣은 달력을 만들어 돌리다니, 지금 윤지사는 이나라 건국이후어느 공직자도 해보지못한 미증유의 추태를 보인 거요. 역사에 길이 남을 짓을 했다 그 말입니다. 알겠어요. 잘못은 시인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잘못을 알면 고칠 줄도 알아야 해요. 지금 지시해서, 달력 조제에 관련되는 서류 일체를 본 의원한테 제출해 주세요. 이상입니다"
다시 장내가 숙연해졌다.
윤지사는 고개를 못든채 뭣인가를 혼자 열심히 메모했다.
이어서 곽위원장이 다소 냉각된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재빠르게 마이크를 끌어당겼다.
"누가 다음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곽위원장의 시선이 벽시계 쪽에 잠시 머물렀다가 위원들 석으로 돌아왔다."다음은 제가 질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의원의 이웃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박상용의원이었다. 그역시 조의원과 같은 소속은 아니나 야당에 적을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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