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고노이로제} 치유하라

입력 1994-12-10 00:00:00

서울 마포의 도시가스폭발사고가 채 수습도 되기전에 어제 충남 당진의 공장신축공사장에서 대형크레인이 넘어져 8명이 숨진 참사가 또 일어났다. 마포의사고가 아직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고 실종자의 수색도 끝내지못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인명이 희생된 안전사고가 또 발생했다는 것은 이제 우리의 안전관리에 대한 의식이 무뎌질대로 무뎌져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마포의 가스폭발사고도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안전관리에 얼마나 허술했는가를 보여주고있다. 사고를예고하는 경보에 접하고도 가스안전공사측이 그대로 방치해 폭발했고, 폭발사고가 발생한뒤에도 가스를 차단하지 않고 오랫동안 가스를 공급해 피해를더욱 크게 했다는 사실이고 보면 평소의 위험시설에 대한 안전관리가 얼마나무모하리만큼 무관심했는가를 말해준다.어제 당진의 크레인사고도 안전수칙만 지켰으면 절대 일어날수 없는 인재였다. 철강재를 끌어올리는 크레인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휘어지면서 뒤집혔다는 것이다. 적정하중의 철강재를 끌어올렸으면 크레인이 휘지도 않고 아까운 인명의 희생은 더 더욱 없었을 것이다. 결국 {빨리 빨리}라는 조급한 관행이 저지른 고질적 인재였다.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빨리 공사를 끝내는데만 신경을 쓰는 이같은 관행이 없어지지않는한 참사를 막을수는 없다.더욱이 중소기업보다도 대기업들이 시공하는 시설물이나 공사장에서 안전사고가 많다는 현실이 심각하다. 동아건설이 시공한 성수대교가 붕괴됐고 폭발사고가 발생한 마포가스기지는 한양건설이 시공했으며 당진의 크레인사고 공사장은 현대중공업주도로 시공되고 있었다. 며칠전 대구에서 삼성이 짓고있던대형건물에서 타워 크레인이 휘는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회사들의 공사가 부실해 안전사고를 유발시키고있고 또 일어날 위험성을 안고있다는 사실은 우리사회를 매우 불안하게하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 대외적으로도 우리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우리가 국제무대에서도 많은 피해를 입게된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으며 이미 우리는 이같은 심각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접하고 있다.

성수대교붕괴이후 우리의 건설수준이 해외에서 크게 평가절하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대형공사에 우리 건설회사를 외면한 사례가발생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자신을 위해 참사를 예방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발생한 많은 대형참사뒤 한번도 깔끔한 뒷수습을 보여주지 못한 정부도 국정의 최우선과제를 안전사고예방에 두어야 한다. 지금국민들은 사고노이로제에 걸려 불안에 떨고있다. 이런때 딴전을 부릴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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