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돌풍 심층분석

입력 1994-12-07 13:23:00

대만의 지방자치제는 지난1950년에 관련법령이 마련되면서 비교적 일찍부터 실시됐으나 지금까지 대만생장과 직할시인 대북시와 고웅시의 시장등 3개광역단체장은 중앙정부의 임명에 의해 이뤄졌다.따라서 이번에 실시된 첫 성장과 시장의 민선은 대만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해외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10여일의 선거기간을 결쳐 지난 3일 대만전역에 걸쳐 대만역사상 처음으로실시된 대만성과 대북시, 그리고 고웅시의 광역지방자치단체장민선선거와 이들 3개 광역의회의 의원선거는 과열현상을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질서속에진행됐다는 것이 현지정치권과 유권자들의 분석이다.

일당지배체제를 유지해오던 국민당과 이에 맞선 민진당과 신당등 야당세력들은 국민당체제가 남긴 부패와 비리, 그리고 실정들을 집중공격하며 물고늘어져 유권자들을 정치권과 유세장으로 끌어 들이려 힘을 기울이기에 여념이없었다.

따라서 유세현장마다 적게는 몇만명에서 많게는 수십만인파가 몰려들어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정당과 각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이 현실성 있는지를 판단하려 했으며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냉담한 반응보다는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보여주었다.

후보자들도 상호비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상대당의 실정과 실책 그리고 공약들의 허실을 따져 공박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페어플레이를보이려 노력하는 인상이었으며 유권자들도 이들 정당과 소속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의 진실성을 따져 투표를 결정하려는 성향이었다.올해 40세의 진씨라고만 밝힌 대북시의 한 택시기사는 [지금까지 국민당을지지했지만 그동안 집권당이 잘못한 야당후보의 이야기를 듣고 이번에 야당후보에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또 선거취재중 만난 한 기자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졌으며 야당의 집중적인 여당공격과 야당후보자들의 공약들이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야당경우 유권자들의 높은 의식과 당자체보다는 당의 정강및 정책 그리고 공약을 중시하는 점등을 감안해 유권자들이 싫어하거나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항들을 유세현장서 철저히 배제하는등 공약중심의 선거운동을 벌였다.대만인들에게 가장 민감하면서도 핫이슈인 대독(대만독립)문제경우 독립을지지하는 민진당이지만 유권자들이 중국의 침공위협등 만일의 사태를 염려해알레르기반응을 보이자 대북시장에 당선된 진수편후보는 철저히 이문제를공식적으로 거론치 않아 유권자들의 마음을 안심시켜 표를 모아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이같은 각당과 소속 후보자들의 유권자끌기노력과 표모으기 위한 현실적인공약 그리고 집권여당의 실정공격으로 이번선거에서 야당세력은 대만정치1번지인 대북시장자리를 차지했으며 광역의회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등 대성과를 거두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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