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유물확보 난관

입력 1994-12-05 08:00:00

7일 오픈할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성구)이 이 박물관의 성격을 뚜렷이 나타낼만한 유물을 확보하지 못해 개관도 하기전 '볼거리논쟁'에 휩쓸리고 있다.지금까지 국립대구박물관은 1천3백여점의 유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박물관을 상징할 만한 뚜렷한 유물이 없어 고민이다.대구박물관은 4개의 전시실중 미술실 대표유물로 경북대박물관이 수장중인'봉화북지리 석조반가사유상'을 앉히려고 했으나 어렵게 됐다.지난 65년 신라오악조사단이 경북 봉화군 물야면 북지2리에서 발굴했던 이불상은 7세기에 다듬어진 화강암 반가사유상으로 비록 상반신은 잃었으나 작품가치가 매우 높은데 30여년전 경북대로 옮겨져 이 대학의 상징물이 되었다.

"미술실의 중앙에 이 반가사유상을 앉히면 시민들에게 볼거리가 되지않겠느냐"는 국립대구박물관측은 2천만원의 이전비용까지 책정해 두었다.그러나 경북대박물관 운영위원회는 "오랫동안 대구가 무박물관으로 방치되고있을때 대학박물관이 지역박물관 역할을 해왔는데 아무런 대책없이 국립대구박물관 개관일정에만 맞춰 불쑥 반가사유상을 옮겨갈 경우 교육효과 상실은물론 서운함마저 들지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두고 국립중앙박물관장, 경북대총장, 국립대구박물관장은 경북대에서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긴다는데 합의를 했었으나 경북대박물관의 운영과 유물매입 반출등을 책임지고 있는 운영위원회측은 "유물은 개인소유가 아닌 대학소장품이며 교육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서 반입반출을 결정해야한다"며반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국립대구박물관은 미술실 중앙에 의성관덕동폐사지 석사자 한쌍(보물 202호)을 복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관덕동석사자는 통일신라때 작품으로 암사자는 특이하게 새끼를 배고있으며 수사자는 차고 나가려는 기상이 돋보인다.

관계자들은 "반가사유상 이전문제는 두기관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야할것"이라면서 "이보다는 발굴현장이 외져서 마구잡이 탁본등을 막기 어려운 영천청제비(국보)를 옮기는게 낫지 않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국도 현장관리가 어려운 유물의 경우, 발굴현장에 복제품을 두고 박물관으로 옮겨 훼손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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