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일기

입력 1994-12-05 00:00:00

매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면 거리나 상점에는 많은 종류의 카드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는 모습을 볼수있다.나역시 예쁜 카드들을 고르느라 이리저리 다녔는데, 몇년전 부터는 가는곳마다 예쁜 단풍잎들을 주워모아서 책갈피속에 넣어두었다가 12월이 되면 카드를 만들어 스승이나 친구, 많은 분들에게 보내드리니 받는 사람마다 너무나기뻐하였다. 일률적으로 인쇄를 한 카드보다는 만든 사람의 정성이 가득 담긴 글씨와 단풍잎 마다의 특성을 살려 예쁜 모양으로 붙여서 카드를 만들어한해의 인사를 대신하는 것은 이제 나에게 연례적인 행사가 되어버렸다.며칠전 두아들(국4.5학년)의 손을 잡고 앞산에 가서 예쁘게 물든 단풍잎을주워 책장마다에 가득 끼워서 돌아오면서 카드를 받고 기뻐하실 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여 마음이 흐뭇하였다.

몇발자국 먼저 달려가서는 "어머니 여기 예쁜 단풍있어요. 빨리오세요"라고환호성을 치며 손짓하는 아들의 모습에 나자신도 동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학교에 갔다 집으로 오는 길에도 예쁜 단풍잎을 주워와서는 내앞에 내미는 모습을 보고 모델교육의 일부분인것 같아 앞으로도 꾸준히 단풍여행을 할 생각이다.

카드값도 꽤나 비싼것 같은데 문구점에서 카드용 캔트지와 도화지, 그리고봉투만 구입하면 낙엽에 풀칠하여 많은 카드를 만들어 부담감 없이 보낼수있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카드라는 사실에 자부심도 생긴다.대화가 부족하다고들 하는 요즘세상에 신선한 공기를 맘껏 마시면서 학교생활에서 일어난 이야기, 평소에 미루었던 많은 대화를 나눌수도 있어서 자녀교육에도 도움이 되었다.

김선희(대구시 남구 대명7동 2143의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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