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정부 출범과 함께 집권세력으로 부상한 민자당내 민주계가 줄기차게외쳐온 것중의 하나가 바로 정치권의 개혁이었다.이는 바로 민자당에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그리고 이미 그 작업은 상당부분 진행돼 왔고 앞으로 이루어질 물갈이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것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집권세력이면서도 소수파에 머물고 있는 민주계가 물갈이를 통해 당내 역학구도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개혁적이고 참신성을 갖춘 인사}라는 민주계 잣대에 의한 새로운 사람의 영입은 필연적으로 구정권 세력의 도태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지금까지 이뤄진 지구당위원장 교체에서 물러난 대부분의 인사가 5.6공출신들이고 이들 자리가 {김영삼사람들}로 대체됐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빠르면 내년 4대 지방선거후 늦어도 15대 총선전까지는 현재 민정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민자당을 완전한 {김영삼당}으로 만든다는 것이 민주계의 목표다.
민자당은 지난해 35개지구당을 개편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32개 원외지구당위원장을 교체했다.
이는 새정부 출범이후 전체지구당위원장 2백37명의 30%가까이가 바뀐 셈이다.우리나라 정당사상 선거때가 아닌 평시에 이만큼 많은 지구당을 바꾼 전례는찾아보기 힘들다.
민주계 주도의 인물바꾸기는 단순히 그 외적인 규모에만 의미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새로 들어온 인물 대부분이 김대통령의 색깔을 지닌 사람이라는데 더 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물갈이는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민주계의 공통된생각이다.
민주계는 내년 6월 4대지방선거가 끝난뒤 그 결과를 토대로 14대 총선에서패배한 46개 원외지구당에 대한 2차정비를 단행할 계획이다.특히 96년 15대총선에 대비한 공천에서는 대대적인 인물 교체가 이뤄지는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총선공천에서는 이제까지 손을 대지 못한 민정계 중진까지도 예외가 될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물갈이 작업은 당내 세력균형에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당내 갈등을 몰고왔다.
특히 자신들을 겨냥한 끝없는 물갈이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민정계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재야인사의 영입을 둘러싼 이념논쟁이 그 대표적인 예다.
안무혁.곽정출의원은 이우재씨의 {계급투쟁과 민중노선}등 과거 전력과 행적을 들춰가며 김종비대표에게 공식항의 했고 노재봉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이들을 {친북인사}라고 못박아 비난한 것도 이같은 흐름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있다.
이러한 반발에 상당수 민정계의원들이 심정적 동조를 보낸 것도 그들의 현실적 우려를 대변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민정.공화계가 "이런 식으로 기존 세력을 갈아치운다면 다음 총선에서 여소야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것도 민주계의 의도를 감지한데서 나온 것이라 할수있다.
민정계 중진인 김윤환의원등이 여소야대의 우려를 제기하며 득표력있는 현역의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대변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이같은 공개적인 반발은 겉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상당수 의원들은 공천에 연연하지 않고 물갈이에 대비,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스스로 생존전략을 찾고 있는 것이다.
민자당 물갈이는 이를 통해서만이 정권창출이 가능하다는 민주계의 신념과생존권 차원에서 이를 거부하는 민정계를 위시한 비민주계간의 대립으로 진행돼 왔다.
그리고 이같은 물갈이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민자당의 {김영삼당}만들기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떻게 진행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지대할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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