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사지 TV소개후 방문급증

입력 1994-11-30 12:16:00

최근 일본인들의 한국관광이 크게 늘고 있다. 작년 대전엑스포에 이어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비자없이도 입국할 수 있게 조치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도 있어 일단은 환영할 일이다.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9월말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관광객은 1백18만명에 달해 작년1년간 총1백49만명의 8할을 달성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관광이 갈수록 느는 추세여서 연말까지는 작년 수준을 1할이상 능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서 보면 가장 가까운 나라가 한국이다. 그럼에도 해외관광 대상지로미국이나 대만을 택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생각하면 최근의 대한 관광객 증가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결코 반가워할 수만도 없는 데다 입맛이 씁쓸한 것은 일본인 관광객들의 관광목적이 {해괴한} 때문이다.9월까지 방한한 관광객 가운데는 여성이 38만여명이었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무려 43.4%나 폭발적으로 불어난 숫자다. 왜 여성들의 한국관광이 이처럼 늘어났을까. 남성중심이었던 일본인 대한관광의 패턴이 {돈 잘쓰는}여성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희색에 젖어있는 관계자들처럼, 마냥 기뻐해야만 할 것인가.최근 급증한 일본여성들의 한국관광 목적은 바로 {때밀이미용}을 체험하기위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국내 여행보다 싼 비용으로 서울에 가서 목욕탕 때밀이와 전신미용을 즐기고 곧바로 돌아오는 2-3일간의 단기여행이 주류라는얘기다.

한국목욕탕에서 흔히 사용되는 때밀이수건이 일본에는 없다. 일본TV들은 때밀이수건을 사용해 피부를 문지른 뒤 화장품 마사지를 하는 전신미용법을 이른바 {아카스리(때밀이 수건) 에스테티크}라고 소개하며 효과가 대단하다고방송한다. 여성관광이 늘어난 것은 이같은 TV방영에다, 각여행사들의{값싼미용관광} 선전과 적극적인 모집에 힘입은 바가 크다. 최대여행사인 JTB의경우 12월부터 내년3월까지 {2박3일 3만엔관광}을 1천명 모집했는데, 1천6백명이나 몰리는 예상외의 인기를 끌어 부랴부랴 추가신청을 받았다고 한다.한국이 잘살아보자고 몸부림 칠때, 세계적으로 소문난 일본인들의 한국관광은 {기생관광}이었다. 그런데 이제 선진국문턱에 왔다고 자부하는 한국에의관광이 {때밀이관광}으로 바뀌었다. 일본인들에게 있어 한국은 기생을 즐기는대상에서, 수십년 사이 때밀이미용을 즐기는 대상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룬것이다.

보고 배울만한 가치의 관광지라면 값이 비싼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일본인들이다. 그러나 한국관광의 현주소는 그 일본여성들의 몸에 낀 때를 값싸게 처리해주는 {때밀이 미용시술국}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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