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100원어치로 신고배 80개

입력 1994-11-24 00:00:00

돈 1백원이면 신고배 80개를 만들고, 2백원이면 무공해 딸기 36상자를 만들고, 같은 돈이면 산수박 30개를 너끈히 만들 수 있다.눈깜짝할 사이에 바로 그자리에서 신고배와 무공해딸기를 만들수있는 도깨비방망이는 바로 {딱지}.

{신고} {전라도 산수박}이라고 빡빡하게 인쇄된 상표가 1백원에 시장 한귀퉁이에서 버젓이 판매되고있어도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번개시장과 칠성시장 과일가게 주변에서는 농약 딸기가 금방 무공해딸기가되고 경상도수박이 전라도수박으로 둔갑 되고 있는 것이다.백원이면 신고라고 붙여진 상표를 무려 80개를 살 수 있다. 소비자를 현혹하고 유통질서를 우습게 만드는 일들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않고 손쉽게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계절에 맞게 붙여야해요. 지금 전라도 산수박을 붙이면 안돼요]라며 친절하게 안내까지 하고 있는 칠성시장의 한영종합포장주인은 무슨 과일이 필요하느냐며 묻기도 한다.

이 상회에는 포도 딸기 배 수박등 종류별로 최고품을 알리는 10여종의 상표등이 다양하게 갖추어진 채 상점 한구석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다.물론 이 상점은 시장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상인들은대개 알고 있지만 한 구석에 위치해 상인들에게 각종 값비싼 딱지를 팔고 있는 것이다.

번개시장도 마찬가지. 시장 한귀퉁이 삼영수출포장사에서 이를 판매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신고니까 신고라고 붙이는 것이고 무공해니까 무공해라고 붙이는것 아니냐]며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아무래도 값을 많이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어물쩍 꼬리를 내린다.

시청 농정과담당자는 [상인들끼리 불법 상표를 붙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단속을 하려해도 장소를 모른다]고 발뺌이다.

내년 1월부터 국내산 농수산물에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할 경우 이같은 상표도용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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