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쟁탈전 갈수록 치열

입력 1994-11-21 00:00:00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경북 10개 통합시의 금고 쟁탈전으로 농협경북도지회와대구은행이 후끈 달아있다. 그냥 뜨거우면 좋은데 진흙탕 싸움이 될것같아서문제다.서로 상대에 대한 대응논리를 내놓거나 흠집내기에 열올리는등 금고를 사이에 둔 험담이 치열한 것이다.

통합시금고의 돈을 끌어오기 위해 양 금융기관이 이처럼 죽기아니면 살기인것은 금고의 평균잔액이 93년말 현재 3천2백억원으로 거대하기 때문이다.또민선단체장 선거이후면 금고의 규모가 대폭 커져 통합시금고는 쌍방간에 포기할 수 없는 황금알. 현재 포항-영일등 기존 20개 시군의 금고는 농협경북도지회가 김천시등 3개시와 안동군등 13개시군 의 1천8백억원,그리고 대구은행은 경산시등 7개시의 금고 1천4백억원을 각각 유치해 운용하고 있다.따라서 10개 통합시군의 금고를 상대에게 모두 뺏길경우 1천4백억원에서 1천8백억원 상당의 돈보따리(수신고)가 날아갈판이다.

이에따라 양측은 금고 계약 결정권자인 단체장은 물론 주변 여론 조성을 위해 지방의원등 유력인사들을 찾아다니며 읍소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금고 유치명분으로 지방화시대에는 지역의 중심은행이 필요하다면서 대구은행의 '지역성'을 강조하고 있다.농협중앙회의 중앙집권적 자금운용에 대한 공격이다.

반면 농협은 시장개방등으로 농민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농협이 육성돼야농민들을 지원할 수있다'는 것을 무기로 삼고 있다.또 통합시금고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내년도 영농자금 대출은 물론 당장 올 추곡수매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배수진을 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싸움은 자신의 홍보에 그치지 않고 선물공세와 선거와의 연계에 대한시비로 번져 우려를 낳고 있다.

농협은 단위농협장이 선거로 당선된 인사라 내년 6월의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맡을 수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유포,대구은행의 신경을 건드렸다.이에 대구은행은 "금고의 향방은 지역의 논리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정치논리가 개입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고있다.

한편 대구은행은 지난 10월 금고유치를 위한 특수섭외실을 신설,임직원들이해당지역을 순회하며 유력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도자기세트벌꿀 지갑세트등 선물공세를 펴 농협측에 꼬투리를 잡혔다. 농협경북도지회는 잽싸게 지방의원들에게 제공된 대구은행의 선물을 수거해 공격용으로 삼고있다.

농협측은 지역발전기금이나 장학금 지급을 약속,시청청사 신축 참여 제의등의 대구은행의 '공약'남발에 대해서도 못마땅하다.

2주전 농협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모교수가 "지방은행은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을 역외로 유출하고 있어 농협이 금고를 담당해야한다"고 주장하자 대구은행은 "엉터리 자료"라며 불에 콩튀듯 반박하고 나섰다.

양쪽의 치열한 유치전은 금고 계약시점인 12월이 다가올수록 점입가경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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