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있어선 안될 {통신대난}

입력 1994-11-19 08:00:00

지하통신구의 화재로 대구일원에서 발생한 어제의 {통신대난}은 절대 재발돼서는 안될 사고였는데 또 일어났다. 지난3월 서울에서 발생한 통신구의 화재가 각종 통신시설을 마비시켜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을때 어떻게 이런 사고가발생할수 있느냐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그런데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고가우리고장에서 다시 일어나 각종 통신시설이 마비돼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혼란에 빠졌다.서울의 통신구화재후 당국은 모든 통신구의 화재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것을 약속했고 통신구의 사고로 인한 통신마비의 재발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했는데 불과 7개월만에 똑같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지난번 서울의 사고나이번 대구의 사고가 모두 평소에 관리를 철저히 하지못한데서 야기된 원시적인 인재였다는 지적이고보면 중요시설을 관리하는 당국의 허술함이 어느정도인가를 짐작할수있다.

통신망은 바로 국가의 신경망으로 그 어느 시설보다도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고 이것이 훼손돼 통신망이 마비되는 사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 현대사회의 현실이다. 지난번 서울사고의 원인이 낡은 분전반을 제때 바꾸지않아 누전에 의한 것이었고 이번 대구사고는 현재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통신구에서 작업을 하다가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 사고가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통신망의 마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이를 관리하는 당국이 더 잘알고 있을 것인데도 어떻게해서 제때 바꾸어야할 시설물을 기능이 상실될때까지 방치하고 작업을 하면서 불을 내는 실수를 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처럼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충분히 예방할 수있는 사고였는데 이를 막지못하고 엄청난 통신대란을 재발토록한 당국의 관리체계가 또 앞으로 어떤 사고를 일으킬지 불안감을 준다.

지난번 서울사고후 체신당국은 돌발적 사고로 인한 통신망 마비를 막기위해현재 지하통신구에 가설돼있는 각종 케이블에 내연피복처리를 하고 유.무선시설을 분리하는등 화재로부터 시설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않고 지금까지 예산타령만 하면서 땜질식 보완조치만 하고 있어 아직도 대부분의 통신시설이 화재로부터 무방비상태에 있는 형편이라한다.

현재 전국의 지하통신구는 2백40km인데 이중 50%가 10년 넘은 것이고 20년이지난것도 10%나 되고 있어 통신구의 시설개선이 시급한 실정인데 이에대한전면적인 개선은 아직 계획이 없는 것같다. 통신망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시설이라면 우선해서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한다.더욱이 하찮은 부주의로 엄청난 혼란을 야기시키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원시적인 사고로 혼란을 겪어야하는 것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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