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세풍-밝은쪽을 보고 살자

입력 1994-11-17 08:00:00

사물에도 앞뒤가 있듯이 세상사에도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고 사회상도 명과암이 있기마련이다. 사회밑바닥에서 갖은 고초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원망하며 극악무도하게 인간을 살상한 지존파와 같은 악인이 있는가하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구두닦이로 생명을 이어가면서 꿋꿋하게 자라 명문대학과사법고시까지 거뜬히 합격한 서정암씨(32)와 같은 사람도 있다. 국민의 세금을 제돈인양 마구 훔쳐낸 세도공무원이 있는가하면 전세금 3천만원으로 셋방살이를 하면서 오직 맡은바 직무에 충실하다가 격무로 순직한 서울 서대문구청 김태룡계장(57)과 같은 모범공무원이 있다.재산을 노려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가 있는가하면 연로한 부모를 정성껏 봉양하는 효자효부들도 이 사회에는 많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사회구성원의 명보다 암을 보면서 사회를 개탄하고 우려한다. 개인의 일생도 고난과 고통이 있고 기쁨과 성취감이 뒤범벅이 되어 평생을 살아가는데 다양한 인간이 모인 사회에 어찌 좋은일들만 기대하겠는가. 자탄과 사회모순 이로인해 생겨나는 각종병폐만 개탄할 것이 아니라 모두들 사회의 밝은측면을 보면서 인생을 사는것도 국가발전에 보탬이 될것이다.

**본보기된 김창준의원**

1백년 미국이민사에서 각종편견과 백인우월주의사회에서 첫 미본토 재선하원의원이돼 얼마전 귀국한 김창준씨(55). 지난61년 23세의 젊은나이로 혈혈단신도미한후 30여년간 온갖 고생끝에 91년 미국하원의원이 되었으며 올해 재선됐다. 고국에서의 대학입시낙방과 미국생활의 고통은 경험않고는 모른다. 미국사회에도 한국계이민이 늘어나면서 각종범죄와 고국에서의 불법이민 도피자등 어두운면도 많다. 미국시민권을 얻고도 고국에서 돈을 송금받아 어려움을모르고 사는 사람, 유학을 빙자 부모의 돈으로 흥청망청 살아가는 철부지 아이들도 많다. 그러나 노력과 근면으로 각계전문직에서 활동하는 훌륭한한국인도 많다. 아무리 {기회의 나라}인 미국이지만 명석한 두뇌로 전문직에서빛을발하기는 쉽지만 혈연과 지연도 없이 동양계유색인종으로 미국에서 민선의원이 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편견과 질시를 극복하고 타민족의 도움으로선량이 되는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부의 축적은 검소한 삶과 노력이 원천이지만현지인을 제치고 의회에 진출하는것은 남이 모르는 또다른 노력이 필요한것이다.

**역경속 이룩한 인생**

김씨에게 오늘이 있기까지는 고통과 어려움이 한없이 되풀이 됐으며 기쁨도맛보았을 것이다. 첫하원의원이 된후 선거자금유용문제로 또다시 고통이 닥쳤지만 이를 극복하고 재선의원이 됐다. 김씨에게는 앞으로도 기쁨만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부단한 노력과 인내로 닥칠지도 모를 난관을 극복해야할 것이다.

김씨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미국은 물론 이 사회에도 역경을 이기고 사회의질시속에서도 이를 교훈으로 훌륭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부정과부조리가 판치는 공직사회에서도 묵묵히 직분을 다하는 공직자가 헤아릴수없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몇몇 파렴치범이나 패륜아 부패공직자로 인해 조직인 전체를 이에 포함시켜 매도하는 풍조가 없어야겠다. 사회의 어두운면이 노출되면 될수록 밝은면을 생각하고 이길로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없이 가난하게 자랐다고 모두가 패륜아나 비정상인이 되는듯 매도한다면 이들이나아갈길이 어디에 있겠나. 난관을 극복하면 앞의 예와 같이 새로운 희망이펼쳐진다는 밝은측면에서 사회를 진단하는것도 바람직한 방향일것이다. 국가나 사회조직도 어두운면이 노출되면 이를 진정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것이발전의 원동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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