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버려진 국회

입력 1994-11-16 12:31:00

국회가 13일째 표류하고 있다.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등 12.12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결정을둘러싼 여야의 다툼 때문이다.

12.12사건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민주당은 올바른법집행과 김영삼정부의 역사감 있는 정치판단을 요구하는 고도의 정치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자당은 어디까지나 법집행의 문제이며 역사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국회가 개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여기에서 어느당이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냥당의 주장은 각자나름대로 명분과 일리가 있고 투쟁도 하나의 정치행위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정치력의 미숙이다.

여당은 문제해결을 위한 어떤 방안을 내놓기는커녕 성의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기껏 내놓는다는 것이 {단독국회 불사}라는 초보적인 대응책이며 원색적인비난뿐이다.

물론 해법이 난해하고 민자당이 지닌 태생적 한계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당이 국회를 장기간 방치하는 {방관자}가 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라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야당의 문제제기에는 타당성이 없지않고 적지않은 계층들이 그같은 주장에동조하고 있다.

발버둥쳐도 꿈쩍않는 정부.여당에는 강경투쟁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 점도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을 앞세우더라도 국회를 버려두는 {방치자}라는 비난을면키는 어려울 것이다.

여야 가릴것 없이 국민이라는 무서운 {심판자}가 있음을 명심, 성숙된 정치역량을 발휘하는 지혜를 짜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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