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만들기 쯤은 장난이죠

입력 1994-11-15 08:00:00

"컴퓨터가 너무 너무 좋아요"장래 한국의 컴퓨터문화를 이끌고 갈 수재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지난 3일 서울 잠실체육관서 열린 제11회 전국퍼스널컴퓨터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박종흠군(대구과학고 2년)등 대구지역 초중고생 7명. 이들은컴퓨터얘기가 나오면 거품(?)을 물 정도로 '컴퓨터광'들이다.물론 만사를 제쳐놓고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을 한다.학교에서 돌아오면 곧장 컴퓨터앞에 앉거나 컴퓨터학원으로 달려간다.

지적수준은 어른을 뺨칠 정도다.물론 공부도 잘한다.성적이 학교전체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대구시내 각 학교에서 뽑힌 학생가운데 다시 시험을 거쳐국교,중,고 각 5명씩 대구대표로 이번 대회 본선에 출전했고,거기에 입상까지했다면 어느 쯤인지 알만하다

어중간한 성적이었다 컴퓨터를 다루면서 성적이 부쩍 올라간 경우도 있다는게이들을 가르쳐온 조영환씨(43.서울컴퓨터학원장)의 귀띔이다.특히 수학과 물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컴퓨터를 통해 닦여진 논리력과 사고력 덕분이다.

박종흠군은 경시부문 대상수상으로 과학기술원에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할수 있지만 서울대에 진학하기 위해 수험공부를 계속하는 행복한 고민(?)에빠져있다.

국교 6학년때 장난삼아 컴퓨터를 시작했다는 박군은 초중고시절 각종 대회의입상횟수가 훈장마냥 주렁주렁하다.장래 컴퓨터회사경영을 꿈꾸는 박군은 성격이 수재답지 않게 밝고 명랑하다.'컴퓨터를 통해 배운 낙천성때문'이라는 한마디로 자신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들의 컴퓨터경력은 국교생의 경우 3∼4년,중학생은 4∼5년이다.대부분 이번경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3∼4달동안 대구과학교육연구원과 학원을 오가며 준비를 해왔다.

이들중 국교생이라도 웬만큼 컴퓨터를 다루는 어른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굳이 따지자면 대학졸업자이상에게 응시기회가 부여되는 정보처리기사 1급자격시험에 비해 훨씬 고난도의 문제를 풀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컴퓨터게임을 하다 지리하면 스스로 게임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국교부 금상을 수상한 조웅근군(대구산격국 6년)은 얼마전 간단한 비행기게임을 만들었다.화면밀림현상을 응용,화면의 비행기가 날아가다 미끄러지는 비교적 쉬운 게임이나 국교생이 오락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라면 대단하다고 할수 밖에 없다.

이쯤되면 비록 어리지만 컴퓨터에 대한 철학도 대단하다.

'컴퓨터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겁니다' 은상을 수상한 남태인군(효명국교5년)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컴퓨터에 대한 설을 한동안 풀어놓았다.이들 대부분은 '앞으로 컴퓨터공부를 열심히 해 인류에게 보탬이 되는 사람이되고 싶다'고 했다.미래를 짊어지고 갈 꼬마 컴퓨터공학도들에게서 밝은 희망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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