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1일 이곳에서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아.태 3국 순방외교의 닻을 올렸다.김대통령은 특히 라모스대통령과 회담에서 경제교류및 통상확대등 양국간실질협력관계를 강화키로 합의, 이번 순방목적인 경제실리외교의 첫 성과를기록했다.
두나라는 지난 49년 외교관계수립이후 필리핀의 한국전 참전과 대북한 수교거부입장이 상징하듯 반세기동안 굳건한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그러나 경제분야를 비롯한 실질적 협력관계는 이같은 우호관계의 수준에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두 나라 정상은 이같은 차원에서 이날 단독회담에서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정세는 물론 아.태경제협력체(APEC)및 한국과 아세안간 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어 열린 확대회담에서는 양국간 경제교류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교역확대를 통한 무역불균형의 시정등 통상관계 증진에 노력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의 성과중 성과라면 무엇보다 대아세안 관계증진을 위한양국간 공조체제 구축을 꼽을수 있을 것 같다.
김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의 아세안 중시정책을 설명하고 한.아세안간 협력확대를 위한 필리핀의 협조를 당부했으며 라모스대통령은 필리핀의 적극적중개역할을 약속했다.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교정책방향이 아.태시대에 대비한 아세안등 역내 주요국가와 포괄적 협력관계 강화라고 할때 큰 의미가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아세안에서 새로운 위상을 찾고 있는 필리핀과 경제협력증진을 보다확대하고 가속화하면 우리의 대동남아 진출 기반도 그만큼 튼튼해 질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필리핀의 우수하고 국제화된 인력과 지리적 근접성을 감안할 때 필리핀을 우리의 대동남아 경제진출의 거점으로까지 발전시킬수 있다는 게 이들의분석이다.
김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상호 보완주의에 입각한 양국간 통상교류증진의중요성을 강조하고 필리핀의 경제개발 사업에 대한 계속적인 경협자금 지원용의를 표시한 것도 바로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또한 필리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대표들을 대동하고 필리핀의 경제인들과 오찬을 갖는등 경제위주의 행사를 가진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는것.
김대통령은 회담에서 필리핀의 통신사업및 대형건설사업에 있어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도록 요청했으며 라모스대통령은 가능한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기업들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같이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있는 필리핀 건설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된 셈이다.
또한 통신사업의 협력확대로 30만회선 규모의 필리핀 통신망건설사업을 수주할 전망이 밝아졌으며 전전자교환기(TDX)와 통신시스템의 수출효과까지 감안할때 4억달러 정도의 수출시장이 확보될 것으로 관련 업계측은 보고 있다.김대통령은 또 우리 금융기관의 대필리핀 진출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 라모스 대통령으로부터 호의적으로 고려해보겠다는 약속을 얻어 낸데 이어 빠른시일내에 원자력협정을 공식 서명키로 함으로써 필리핀 원전건설사업에 한국형 경수로 진출의 발판을 구축하는등 {세일즈 외교}의 역량을 발휘했다.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이밖에 연수생제도 도입을 통한 인력교류및 관광분야의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결국 두나라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상호지원과 경제.통상교류 확대를 통해 다져온 양국간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다방면에 걸친 실질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21세기 아.태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동반자 관계를보다 굳건히 했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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