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반신마비 가장의 눈물

입력 1994-11-04 08:00:00

하반신마비로 8년째 자리에 누워있는 한 가장이 설상가상 홀아버지와 아내마저 병마로 입원하게되자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눈물로 호소, 사회의 온정을기다리고있다.고관절강직성마비증세로 한발짝도 움직일수 없는 주영옥씨(47.대구시 중구대봉2동 596의6)는 84년부터 하반신마비증세와 급격한 시력감퇴로 오래 투병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왔다. 게다가 얼마전 폐결핵, 폐렴합병증으로 여든에가까운 부친이 입원해 있고 수족노릇을 해온 부인 김외숙씨(45)마저 척추장애에다 심부전증으로 병원신세를 지게되자 하루하루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지은지 오래된 낡은 한옥 한채가 유일한 재산. 얼마되지 않는 집세를 받아그럭저럭 가계를 꾸려온 그에게 부친과 아내의 병고는 절망적이다.10년전만해도 조그마한 시계수리점포에서 인장을 새겨온 주씨는 하반신에서척추로 전이되는 마비증세로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자 가장의 역할은 물론자리에 누워 수발을 받는 신세가 됐다. 장애인들에게 월셋방도 잘 내주지 않는 차가운 사회현실을 절감, 얼마되지 않는 고향집을 팔아 구입한 집때문에생활보호대상자 자격이 없다는 동사무소의 반응은 라면과 국수로 끼니를 이어가는 그에게는 너무나 몰인정한 것이었다. 청와대에 탄원서도 보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회답뿐. 그나마 사회복지단체에 어려움을 호소한 결과 남산복지회관에서 월3만원의 생활비를 보조해주는게 전부다.[휠체어에 앉아 일하는게 소원입니다. 입원비는 늘어가기만 하고...] 자신의답답한 현실에 뒷말을 잇지 못하는 주씨는 아버지와 아내의 수술비마련을 위해 팔려고 내놓은 집이 워낙 낡고 위치가 후미진 곳이라 집을 보려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 대책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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