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는 한동안 아늑한 침묵속에 "엘리자를 위한" 애틋한 "소녀의 기도"로 젖고있었다.그 사이 나는 분위기가 버성기지 않게 조금씩 입술을 축였고,그는 담배피우는 사이사이 커피를 마셨다.두 개비째의 담배를 다 태우고 나서야 그는 상체를 앞으로 당겨 말하기 시작했다."처제한테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잠시 내가 비참한 생각이 들었어.하지만 처제,그건 그렇지가 않아.난 보기보다 속이 강단져.결코 언니를 포기하지 않아"그의,낮고 부드러우나 꼿꼿한 목소리가 나의 가슴에 어떤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었다.그는 점점 나를 감동시키고 있었다.
"나도 어제 거의 잠을 못 잤어.파랗게 열리는 새벽을 지켜보면서 내가 내린결론은 절대로 승희씨를 포기할 수 없다는 거였어.난 어제 승희씨를 다시 봤어.상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촉감 좋은 사이다 잔을 살포시 쥐고 있는 나의 손이 차츰 가벼운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러니 처제,앞으론 아무 걱정말고 공부에만 전념해.처제 꿈이 이루어질 수있도록 내가 적극 밀어줄게.아까 점포 안에서 가방을 메고 앉아 있는 처제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내 가슴은 마치 불잉걸에 데는 것 같았어.난 언니 못잖게 처제와 처제의 꿈을 아껴"
[고마워요,형부]
그예 참았던 눈물이 얼멍덜멍 눈망울에 묻어났다.나는 고개를 모로 꺾고 손등으로 살짝 눈물을 닦아냈다.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조금 전까지 내가 가졌던 오해의 감정을 그가 거니채지 않았을까,못내 걱정이 되었다.잠시 뜸을 들인 그가 다시 덧붙였다.
"조퇴를 해서 마음이 좀 걸리긴 하지만,아무튼 잘 왔어.그러잖아도 처제를 꼭한번 만날 참이었어.가거든 언니를 잘 다독거려 줘.이제 됐지"?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비로소 밝게 웃을 수 있었다.우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레스토랑을 나왔을 때 눈부신 햇살이 거리에 풍성히 깔려 있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