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서도 벼슬에 나갔다 물러나면 낙향하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로 돼있었다. 향리로 돌아가 토호세력으로 부정적인 역할도 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륜을 지역발전에 활용하거나후학들을 양성했었다.**자연인이 되는길**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퇴임하면 출신지로 돌아가는 것이 전통처럼 돼있는 듯하다. 특히 미국 대통령은 퇴임한 날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는데최근 북핵이나 쿠바사태에 해결사로 나선 카터는 조지아주 땅콩농장으로, 레이건은 캘리포니아로 돌아갔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를 타고 출신지로돌아가는 모습이 전파매체를 타고 우리에게 보이기도 했다.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낙향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고 권력에연연치 않고 이제 한 개인, 즉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뜻도 함축돼있는듯하다.
출신지역으로 돌아간 미국 전임 대통령들은 가장 먼저 재임중 경륜과 그동안모은 각종 중요 개인적 서류들을 한곳에 모은 도서관을 짓거나 정치적 활동이 아닌 순수한 봉사활동을 해 우리들로부터 퇴임후 대통령상은 바로 이것이구나 하고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러다 현직 대통령의 국가정책자문에는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기꺼이 응하기도 하고 카터와 같이 분쟁조정자로 나서기도 한다.
미국대통령들의 이같은 퇴임후 모습에 비해 우리의 전임 대통령의 모습은 어떠한가.
현존하는 세분의 대통령이 모두 서울에 머물고 있고 그것도 연희동에 몰려있다. 고향인 합천이나 대구팔공산자락에서 이들이 유유자적하는 모습은 찾을수가 없는 것이다.
3공시절 박정희대통령이 영남대에 돌아올 구상을 하였지만 비극적인 10.26으로 단지 계획으로만 그쳤다.
서울에 살든 대구에 있든 관계할 일이 아니지만 이들 전직 대통령들이 서울에 머물고 이로 인해 여전히 과거 함께 하던 막료들이 모여 세과시, 정치불안을 야기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석연찮은 행보**
자연인 즉 평범한 한 시민으로 돌아오는 것을 거부하고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5공청산과정에서 백담사 유폐생활을 겪었지만 전전대통령은 퇴임후 권력유지를 위해 일해재단을 만드는 소동을 빚었고 경호에 문제가 있다고 사저를 크게넓혀 물의를 빚기도 했다.
노전대통령의 경우 전전대통령과 같이 큰 물의는 빚지 않았지만 여전히 과거측근인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등 최근들어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물론 이들 전직 대통령들이 서울을 떠나지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는 듯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굴곡과 단절의 우리 정치 역사속에서 자칫 서울을 비우게되면 어떻게 매도당하고 무슨 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이들의 이전을가로막는 주요 이유중에 하나로 보여진다.
서울에서 버티고 세과시를 해야만 퇴임후 안전이 보장된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6공의 한 핵심인사도 노전대통령의 경우 대구이주문제에대해 검토는 했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보류했다고 전해 이같은 우려를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정치불안 부를수도**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서울에 있든 어디에 있든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권리이지만 최근들어 복고조의 사회분위기에 힘입어 또다시 이들이 정치적 의미가담겨진 활동행보를 넓혀가고있는 점은 자칫하면 또다른 정치불안을 야기시킬우려마저 있다.
과거 측근인사들을 거느리고 골프장이나 동창회 세미나 등에 얼굴을 나타내정치적 의미를 담는 발언이나 모습은 현 정치상황에 어떤 의미에서도 바람직하지않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인듯 하다.
노전대통령의 경우 팔공산 언저리에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보도가 들린다. 노후용이니 아들 재헌씨의 선거를 겨냥한 구입이니 말이 많지만 이 기회에 전직대통령들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향리로 돌아올 것을 권하고싶다.고향에 돌아와 낚시라도 하는 모습이야말로 이나라에 진정한 의미의 정치발전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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