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규서울시장이 결국 서울시장으로서는 두번째로 단명인 취임 11일만에 도중하차하게 됐다.우시장이 전격사퇴한 배경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 등 정부 고위층과 사전교감에 따라 이루어 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으며 [성수대교 붕괴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확대하기 위해 정치적 장애물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배려]이며 [앞으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시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비록 11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수대교 사고의관련자로서 이번 사고를 수습할 인물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임명 당일부터 서울시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 62년 경북에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우시장은 72년 서울시에 입성한후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12월 부시장 재직 중 경북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성수대교 건설당시에는 실무부서인 도로시설과장을 역임했고 이번 사고의최대 의문점으로 남아 있는 지난해 4월 동부건설사업소의 {성수대교 손상보고서} 문제와 관련해서는 보고계통상 직접 관련이 있는 부시장 자리에 있었던인물이다.
{성수대교 손상 보고서}의 경우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에서는 당시 도로시설과장이었던 량영규씨(구속중)가 자신의 선에서 전결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강 교량에 대한 긴급 사항이 도로국장과 부시장, 시장 등에게 보고되지않았을 리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우시장의 이같은 단명 퇴진은 성수대교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부실시공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여부는 물론 보고계통상의 문제점이 밝혀지지 않는한 성수대교 붕괴사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씻겨지지 않고 이후의 어떤 대책도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상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우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로부터 어떤 언질도 받지 않았으며 이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시정 발전에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지만 어떤 형태든지 {입김}이 작용했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그가 말한 사퇴의 변이 명확하지 않은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우시장은 이와 관련, [서울시에 20년 이상 몸담아 온 공직자로서 성수대교붕괴사고의 책임을 통감하며, 부덕한 자질로 시장직을 수행한다는 것은 사고수습과 시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자진해서 물러날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뒷부분의 몇마디만 바꾸면 취임의 변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애매모호한 말로 시장 사퇴의 변을 대신했다.
또 [지난달 21일 시장직 임명을 통보받은 후 이번이 공직생활중 시민에게 진빚을 갚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었다]고 말하면서도 [사표가 반려될 리 없다]고 강한 어조로 밝혀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게다가 사퇴를 결심한 시장이 오전에 성수대교 사건과 관련한 대책 기자회견을 예정해 놓고 시의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힌후 다시 회견을 다하고 그뒤에퇴임의사를 밝혀 순서가 잘 맞지 않고 상식적이지를 못해 과연 자신의 의지인가를 의심케 하기도 했다.
따라서 우시장으로서는 성수대교의 사건 수습과 향후 대책, 그리고 내년 상반기중에 실시될 단체장 선거등에 대처할수 없다는 판단을 정부가 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시청 주변에 나도는 분석이다.
그러나 어찌됐든 이번 우시장의 전격 퇴진으로 성수대교 사고이후 시장발탁인사가 무리였음이 결국 드러나고만 셈이 됐다.
우시장이 전문기술인이면서도 성격이 꼼꼼하고 치밀해 기술과 행정분야 등시정전반을 두루 꿰뚫고 있다는 평을 얻기도 했으나 성수대교 건설 당시와 문제의 {손상보고서}와의 관련등 시종일관 다리건설과 연관을 뗄수 없는 보직에만 있었다는 점등이 간과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우시장은 이밖에도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별다른 비리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75년부터 90년대 초까지 지하철건설본부 요직을 거쳤기 때문에 공사와 관련해 많은 재산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항간의 의심}을 받아 언론의 추적 대상에 오르기도 했었다.
또 최근에는 부시장 재직당시 김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에 건축물 폐자재를무상 반입시켜 1백42억원의 국고손실을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퇴임의사를 총리실에 표명한 지난 달 31일에는 서울시의회에서 그에 대한 해임권고결의안이 상정돼 표결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우시장의 도중 하차로 부실시공으로 맞춰졌던 성수대교에 대한 검찰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돼 서울시의 보고계통에 대한 수사가 보강되거나 확대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시장은 물론 이원종전시장에 대한 검찰수사 방향이또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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