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사고와 충주호 유람선 화재참사로 흐트러진 민심수습에부심해온 김영삼대통령이 그동안 침체된 분위기를 털고 내주부터 본격적인정상외교활동에 나선다.지존파 살인사건, 택시강도살해사건등에 이어 대형참사가 이어져 김대통령이대국민사과까지 발표하는가 하면 이로 인해 야당이 각료해임건의안제출등인책공세를 펼쳐 정국이 표류해왔던 게 사실이다.
야당이 제출한 전각료 해임결의안이 지난주말 부결된 가운데 때맞춰 이붕중국총리가 31일 공식 방한함으로써 김대통령이 정국분위기를 새롭게 하면서 외교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전기를 맞게된 것.
이총리의 방한은 지난 92년 8월 한.중수교이후 중국행정수반으로는 첫 서울방문인데다 한.중 양국간 산업협력등 실질적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양국관계를 {동반자관계}로 진입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이다.정부는 이총리의 방한이 정상급으로서는 수교후 처음이라는 것 못지않게 김일성사후 급변하는 정세속에서 미.북 핵타결 직후에 이뤄진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전그침부총리겸 외교부장을 비롯, 이총리를 수행하는 각료들의 면면이주로 경제각료들인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방한은 전통적인 북.중관계와는 별도로 한.중간의 실질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총리와 만나 미.북합의이후 전개될 한반도및 동북아의 탈냉전흐름에 맞춰 한.중관계를 한차원 격상시키는 방안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미.북 합의사항을북한이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남북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중국측에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이 미.북합의와 중국의 군사정전위 대표단 철수를 계기로 평화협정체결 공세를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 평화체제 전환문제는{남북당사자}간에 논의되고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중국측에 분명히 못박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이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조성될 정상외교분위기 여세를 몰아 11월초순께 방한하는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미.북간 제네바 핵타결이후 대북경수로지원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이어 김대통령은 인근 태평양지역 순방및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제2차 지도자회의에 참석, 본격적인 APEC정상외교를 추진한다.김대통령은 APEC회의에 참석하는 주요회원국 정상들과 연쇄정상회담을 통해그동안 중단됐던 4각외교를 재가동한다는 구상이다.
외무부 당국자들은 지난해 11월 미시애틀에서 열린 APEC 제1차지도자회의에이어 11월 중순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리는 APEC 2차정상회의는 김대통령의 신외교와 4각외교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와 외무부는 김대통령의 외교적 의지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31일 이총리 방한을 시발점으로 APEC지도자회의가 끝나는 11월 중순까지를 사실상{YS신외교} 본격 가동기간으로 설정해 철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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