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서열 2위인 인민무력부장 오진우(77)의 지난 25일 파리행을 둘러싸고 김정일의 권력승계등 북한 권부에 {이상}이 생긴게 아닌가하는 추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신병치료를 이유로 한 오의 이번 파리행은 특히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관련,그가 김의 측근중의 측근으로 권력승계를 확실하게 뒷받침해줄 최대의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의 권력승계를 앞둔 이처럼 민감하고 중차대한 시기에 권력승계의 {병풍역}을 맡아야 할 오가 건강악화를 이유로 한가롭게 평양을 비운다는 것 자체가쉽게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액면 그대로 오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손 치더라도 종래의 관행처럼중국이나 러시아의 권위있는 의사를 초빙해 치료를 받으면 될 일이지, 신병치료차 외국까지 나가는 것은 무언가 석연치않다는 게 일부 북한전문가들의시각이다.
그렇다면 오는 왜 하필 이때 파리로 갔을까.
이를 두고 북한사정에 밝은 이곳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여러갈래의 관측이나오고 있다.
이중 한가지 추측은 오가 거세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오가 김일성-김정일 부자세습에 대를 이어 충성하는 가장 강력한 심복이지만그의 강성이미지가 최근의 미-북한 핵타결등 서방과의 관계개선과 점진적 개방등 김정일의 새로운 위상정립에 걸림돌로 판단, 김과 그의 측근세력들이권력의 핵심에서 사실상 제거해버렸다는 관측이다.
김과 그 지지세력은 그러나 오가 당의 핵심 원로로 김정일의 오늘을 있게 한{1등공신}이라는 점등을 감안, 그의 자연스런 퇴진을 위한 {정지작업}을 주도면밀하게 진행해 왔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 7월초 김일성의 시신앞에서 여러차례 모자를 썼다 벗었다 하는오의 모습을 TV에 비춰 이를 본 당.정.군간부나 인민들로부터 [무례하다]는비난이 쏟아지게 한 것이나, 지난 16일 김일성 사망 1백일 추모회에 주변의부축을 받고 나오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퇴진의 불가피성을 집중 부각시킨 게 그 단적인 실례다. 이런 각본대로라면, 오는 결국 권력승계를 앞두고 참신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김에게 {부담}이 된 나머지 김과 그 핵심지지세력에 의해 축출됐으며 이는 또한 {김정일시대}에 껄끄러운 존재인 일부당원로를 솎아내는 작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이와는 반대로 김정일과 {동일티켓}인 오가 김일성 사망이후 북한 권력의암중모삭속에 급작스럽게 부상한 새로운 강자에 의해 1차적으로 제거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김정일의 가장 확실한 지지기반인 오의 날개를 자름으로써 개혁.개방및대서방 관계개선에 반대하는 군부의 강성기류를 둔화시키면서 한편으론 건강이 좋지않은 김의 권력행사도 제한하겠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일성 사망 1백일 추모회석상에 나타났던 김정일의 병색이 말해주듯, 김은아직도 지병인 당뇨병.심장병등의 합병증과 후두골이상으로 언어구사가 자유롭지 못하는등 정상집무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추모회에서 노동당 선전담당비서 김기남이 김의 승인아래 사실상 대신 연설한것이나, 북경을 찾는 북한관계자들의 입에서 [경애하는 김정일지도자동지가 인민들의 기대에도 불구, 지금 이 자리도 과분하다며 국가주석 취임을 고사하고 있다]는 가당찮은 얘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처럼 엄청난 북한의 권력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얼굴없는 실체}가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관해서는 정통한 북한관측통들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단지 김정일의 친삼촌으로 대다수 인민들도 호감을 갖고 있는 김영주국가부주석겸 노동당정치국위원이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김정일과 그 핵심지지세력과의 묵계하에 김정일의 당총비서및 국가주석 취임을 강력히 주장하는 오진우를 실각시키고 김정일과 김영주가 각각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을 나눠갖는 시나리오가 짜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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