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단

입력 1994-10-26 08:00:00

상표도 든든한 행운이, 십 년의 빈벌에 꽃을 피웠다.19평 부실을 팔아 겨우 오른 고층의 꽃밭

몇 달은 어린 것 미소도 8평이 더 넓게 피었다.

기슭에 올라 바다를 긷다가 허리가 삐끗한 하늘

그날 이후 검은 덩굴은, 혀를 낼름거리고 기어 오르고

노을은 금간 하늘만 묵묵히 어루만졌다.

귀를 닫아도 벽속에선 모래 흐르는 소리가 나고

그 소리는 바닥에 고여 밤이 되고 늪이 되고

그 늪에 어린 것이 빠져, 허우적대는 꿈도 꾸었다.

TV가 벌어진 벽틈으로, 부서진 바다를 고발한 후

우리는 집값을 버리고 악쓰는 소리를 표결에 붙이고

바람은 접었던 불만을 사방에다 흩뿌렸다.

쳐준다던 건물값에다, 악몽의 대가도 받아내면

이사한 지 몇 개월만에 꽃밭은 또 넓히겠다.

몇달은 어린 것 미소도 8평은 또 넓게 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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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력*

@경북 풍기 출생 #경북대 사대 국어교육과 졸업 #94년 매일신문,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경북 포항수산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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