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지난해 12월9일 쌀시장 개방 이후 2번째의 사과담화를 발표했다.24일의 사과담화는 성수대교 붕괴참사로 32명의 무고한 목숨을 잃은데 대한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감과 사후대책을 밝혀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였다.그러나, 김대통령의 담화내용은 이밖에도 지난 시대에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이 우리사회에 남긴 총체적 병리현상과 이를 바로잡기 위한 개혁의 필연성을강조하고, 국민적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점에서 김대통령의 사과담화는 그가 구상하고 있는 앞으로의 사태수습 방향과 내년부터 시작될 집권 제2기의 국정운영방향을 짐작케 하고 있다.우선 김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사고이후 "정부에 대한 질책과 비판의 소리를들으면서 대통령으로서 부덕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이사건으로 많은 심려를 끼친데 대하여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를 강타한 일련의 사태와 관련 "30여년에걸친 경제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실로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낸 것이 사실이나...그 과정에서 질보다 량, 실질보다는 전시위주로 너무 성급하게 추진해온측면도 부인할수 없다"고 풀이하고 "이런 점에서 우리의 개혁은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사과담화는 비단 성수대교 붕괴사건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 지존파 연쇄살인, 온보현 사건, 군장교 무장탈영 사건등 사회기강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어 놓는 사건들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정부의 개혁의지와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의 외침들이터져나왔다. 출범 1년이 채 못된 현내각을 전면개편해야 된다는 주장과 당정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지난 21일 이총리가 제출한 사표를 반려하고, 개각이나당정개편대신에 대국민 사과방송을 선택, 국민들에게 직접 개혁의 당위성을강조하고 국민적 동참을 요구하는 설득의 기회로 삼았다.
그의 이같은 선택은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에 대한 현정부와 청와대의 시각을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문민정부 출범직후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한 잇단 대형참사와 공직자 부정부패, 연쇄살인사건이 터질때마다 정치권에서는 현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에대한 청와대의 분석은"지난 시대에 누적된 우리사회의 총체적 비리가 문민정부에 터져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의 무능 탓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병리를 어느 정부도 일순간에 해결할 수 없을만큼 깊을대로 깊어있기 때문이며, 바로 이 때문에 개혁이 필요하고 개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김대통령은 종래의 개혁정책을 보다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끌고갈 것으로 전망되며, 각종 사회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개혁과 중하위직 공직자에 대한 사정작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이번 사과담화는 통치자로서의 {부덕}을 자책하는 부분이들어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인책의 무게중심이 {현재}보다는 {과거}에 치중,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스타일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상케하고 있어,국민적 공감과 민심수습의 효과를 얼마나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삭로 남은느낌이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