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사표반려로 긴장고조

성수대교 붕괴참사의 수습책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영덕국무총리의 사표가 24일 반려되면서 정치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여권은 이원종전서울시장의 경질선에서 정치적 문책을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지만 야당은 내각총사퇴와 이전서울시장의 구속, 김영삼대통령의 사과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같은 여야간 대치는 이날 국회일정부터 진통을 겪는등 향후 정국이 불투명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정권차원의 공세를 펼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0---민자당은 개각이 사고수습의 해법이 될수 없다는 판단아래 일단 사고 수습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특히 민자당은 [국가적인 불행한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야당의 정치공세를 경계하고 있다.

사고가 터진후 당내에서는 국정쇄신과 민심수습 차원에서 대폭개각, 심지어당직개편까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김대통령의 의중이 알려지고 이날 저녁에 대국민담화를 대통령이 직접 할 예정이어서 일단은 더이상의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자당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잇단 사건 사고로 누적된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뭔가를 내놓지않을 경우 여권에 적지않은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 너무도 뻔하다는 인식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자당은 현단계에서의 개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실무차원의 철저한 책임추궁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민자당은 야당의 내각총사퇴등 정치공세에는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이에따라 민자당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못잖게 비판은 하되 야당의 정치공세에는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민자당은 24일 오전 고위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이같은 당의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민자당은 정국의 대치상황이 결코 이득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은 거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0---이번 성수대교붕괴사고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매우 단호한 편이다. 따라서 현정국을 {총체적위기}국면으로 규정짓고 새정부들어 처음으로 대대적인공세를 취할 태세이다. 그만큼 민심이반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반증으로분석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특히 이영덕총리의 사표에 대해 김영삼대통령이 반려했다는 소식에대해 분개하고 있는 것같다. 대통령이 격앙된 민심의 동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흥분하기까지 했다.

민주당은 지난11일 긴급최고위원회의와 의총을 통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내각총사퇴를 거듭 주장하면서 맹공세를 퍼부었다.

22일에는 이기택대표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원총회에서 몇몇의원들의대통령하야요구가 있었으나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기도 그렇고 하야이후에 대한 대안문제도 있고 해서 요구는 하지 않겠다]식으로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정말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면서 [또다시 적당히 넘어가려한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며 배수진을 치기까지 했다.

24일에도 긴급최고회의와 의총을 열고 대응책을 모색하는등 대정부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2일에는 이날로 연기된 정치분야 대정부질의도 또한 차례 다시 연기시켰고 이영덕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방침을정했다.

이기택대표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대구지역 등 10여명의 지구당위원장의 내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들로부터 국민불안, 흉흉한 민심을 전해들으며 오늘 대정부 질의를 하지않는게 좋다는 건의를 받기도 했는데 이대표는 물론 당지도부는 이번 성수대교붕괴사고가 전국적인 국민동요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이날 박지원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지존파사건때 김영삼대통령은 단군할아버지까지 들먹이며 모든 책임을 전정권에 전가하고 있는데 경복궁이 붕괴되면 대원군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할것인가]라며 비아냥대고 [대통령이말한대로 진짜 이 정권이야말로 개혁의 대상이고 양심이 녹슨 사람들일 뿐만아니라 양심에 털난 사람들이 모였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