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한국이 몰려온다

입력 1994-10-21 12:40:00

[영국땅에 한국인이 몰려온다]TV뉴스는 샴페인을 터뜨리는 주민들의 모습을 매시간 방영하고 있다. 지난월요일 마이클 헤슬타인 영국상공부장관이 한국의 삼성그룹이 영국에 대규모투자를 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하자 영국언론들은 사뭇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특히 낙후된 잉글랜드 북동부지역인 티사이드에 대규모공단이들어서 적어도 6천여명이상의 일자리가 확보된다는 소식에 벌써 지역주민들은 기쁨의 환호를 올리고 있다.

삼성이 7백억원이상의 영국정부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티사이드에 조성할공단은 주로 전자부품 생산라인이다. 95년8월까지 연간 1백만대의 컴퓨터 모니터와 전자오븐이 생산될 예정이며 1999년까지 팩시밀리와 TV부품을 생산할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러한 대규모공단 조성은 6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게될 것으로 밝혀져 카디프경영학교의 가렐리스교수의 말처럼 [포커게임을 잘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각료들 중에서도 해외투자가들에 대한 정부지원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측도 있었으나 최소의 지원금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헤슬타인 장관의 꾸준한 계획이 실행된 것이다. 현재 영국내에 산재한 해외기업들중 주로 일본의자동차회사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삼성의 성공적인 진출로 앞으로영국인들은 한국기업들을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할 것 같다. 도하신문들은 벌써 특별기사를 작성, 삼성이 그 어떤 영국기업보다 더 거대한 세계적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의 낭보와 때를 맞춰 버밍엄에서 열리는 국제자동차 전람회에 출품한 현대의 {엑센트}가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어 국내에서의 경쟁이 영국에까지연장된 느낌마저 준다. 이곳에서는 기아와 대우의 이름도 이미 낯익은지 꽤되어 일제자동차가 판을 치는 세계자동차시장에 다부지게 파고드는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심고있다. 한 전문가는 [영국인들이 이름이나 국적보다는 좋은품질에 좋은 가격을 선호한다는 것을 한국인들이 눈치챈듯 하다]고 한다. 이번 삼성의 영국유치에는 스페인과 아일랜드까지 경쟁에 가담해 유럽각국이 떠들썩했다는 후문이고 보면 한국의 기업이 EC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징후가 뚜렷이 감지된다.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의 절반가량이 영국을선택한다는 통계도 나와있어 이번 삼성의 진출은 EC진출이라는 무역전략기조가 당분간 강화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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