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단-백로 이정화

입력 1994-10-19 08:00:00

푸새의 풀을 빼면서내 안 칼날 하나도 물에 푼다

네 눈 총총한 정기는

호랑가시 발톱

숨막혀

포박당한 숯불 석쇠 위에서도

토막난 낙지로 꿈틀거렸다

태양은 한 토막 뜬 숯일 뿐

가고,

가고

파국으로 올 것이 오면

강물은

지상의 파쇠붙이 모두 녹여

큰 징을 품을 것이로라

원한 같은 사랑도 풀고

푸른 풀 매듭 고 맺힌 언약도 끌러

숨죽이고 숨죽이면

연년세세

금결을 금결을 낳으리로라

............................

*약 력*

@1952년 경남충무출생 *숙명여대 국문학과 졸 *1991년 {시와 시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포도주를 뜨며} *한국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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