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대북정책 방향제시

김영삼대통령의 18일 새해예산안 시정연설은 북.미 제네바 핵회담이 타결된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핵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가 주목을 끌었다.김대통령은 이영덕국무총리가 대독한 이날 연설을 통해 북.미회담 결과와 관련, [핵문제의 근원적 해결과 한반도의 안정및 평화유지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김대통령은 특히 북한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의 이행과 남북대화의 재개를 약속했고 *대북경수로 지원사업에서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남북화해와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제네바회담에 대한 최고통치권자의 이같은 평가는 한마디로 {우리 정부가그동안 북한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세운 목표는 반영된 것}이라는 뜻을 담고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한.미간 공조체제등과 관련, 일부에서 제기된 비판적 시각은 크게우려할만한 게 못되며, 결과적으로 북핵문제의 해결은 그 방향이 제대로잡혀나가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김대통령은 우선 [북한은 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의무를 수용하고모든 핵활동을 즉각 동결하고 관련시설을 해체하는데 동의함으로써 핵문제의{근원적 해결}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지적, 이번 합의로 핵투명성도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록 특별사찰의 시기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북한 핵과거를 규명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수 있다는 것이다.김대통령은 또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이행과 남북대화 재개에 응하기로 한데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통령은 나아가 이러한 합의가 결국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유지를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이는 북한이 마지못해 남북대화를 받아들였더라도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가목표로 하는 남북관계 개선요구가 관철된 것이므로 이를 살려 남북관계에도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이와 관련, 김대통령은 [우리는 불원간 들어서게 될 북한의 새 지도부가 대화의 광장으로 나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공동번영을 향한 통일의 길에서우리와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이같은 언급은 북한의 김정일체제가 안정되는 대로 남북대화를 본격 추진하는 한편 김일성사망으로 무산된 남북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뜻이 있음을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라 볼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사업에서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하게 됐다]며 한국형 경수로가 채택된데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이는 경수로 지원사업의 계약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지만 실질적인 주도권은어디까지나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우리측에 있으며, 따라서 북.미 관계개선등의 합의이행도 결국은 남북대화 진전등을 지켜보며 우리측 페이스대로 끌고나갈수 있다는 점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대통령은 또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변화등 주변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협력관계가 굳건히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이번 회담결과로 인한 한반도 질서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시사했다.이와 함께 김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95년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미래지향적국정운영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새해는 문민정부 출범 중반이 되는 해이며 광복 50주년을 맞게된다]면서 다가오는 21세기에 대비, *통일과 *선진경제권 진입이란 두가지역사적 과업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관련, [앞으로 국정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와 준비는 그 어느때 보다도 결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통치권자 스스로 집권 후반기에임하는 태도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