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유도인 이석도씨 일본격파 간절한 염원

입력 1994-10-14 08:00:00

원로유도인 이석도씨(65.대구시 중구 남산동)가 히로시마의 선 플라자 유도장을 찾은 의미는 남다르다.이씨는 아시안게임에 참가중인 이경근대표팀코치(34.86년아시안게임, 88년올림픽금메달리스트)와 나란히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지만 이곳 히로시마에서 원폭을 경험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13일 오전 이씨는 아들을 데리고 유도경기장 바로 길건너편인 자신이10여년간 살던 관음전에 들러 끔찍했던 그 당시를 회고했다.45년 8월6일 히로시마현립 중학교 3학년(당시 15세)이었던 이씨는 시내 피복공장의 군수품생산작업에 동원됐다 그 악몽의 순간을 경험했다.[오전 8시쯤 공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다 비행기소리에 하늘을 쳐다보니 폭격기에서 뭔가 떨어졌고 섬광과 함께 정신을 잃었는데 얼마뒤 정신을 차려보니공장건물은 아예 없어져 버렸고 주위에는 시체만 널려 있었다]이씨는 그 재난을 겪은 뒤 팔 다리에 화상을 입는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겪었고 30여년이 지난 현재도 백내장, 고혈압등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이씨는 해방과 함께 귀국, 원폭의 상처를 딛고 경북경찰청에서 유도를 시작해 50년대 한국유도를 주름잡는 1인자로 군림했다.

그는 58년 동경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유도에서 일본선수를 누르고첫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씨는 이날 오후 7시30분 자신의 아들이 지도하는 한국대표팀을 향해 목청껏 응원을 했다.

아버지는 관중석에서 응원을 보내고, 아들은 경기장에서 선수를 독려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들의 마음은 한가지였다.

한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맞붙은 유도에서 더 많은 금메달을 따내 한국의 종합2위에 기여하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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