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핵심부 눈엣 가시

입력 1994-10-13 13:00:00

전두환 노태우 두전직대통령이 지난주말 각각 동문행사에 참석, 미묘한 언동을 한이후 이들 구여권 동향이 관심사중 하나가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특히 노씨가 9일 서울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재경경북고 체육대회에서 한 발언은 정치적 의도가 있든 없든 여권핵심부의 심기를 건드린 내용이어서 노씨와 여권핵심부 사이에 보이지않는 냉기류가 감돌고 있는 모습이다.노씨는 달구벌 사람들은 참을 줄 알고 용서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큰 사람들이라고 말한뒤 멀지않은 장래에 6년전 그날의 영광을 이 나라에 재현하기위해 여러분이 주인이 돼 조국에 모든 것을 바쳐달라고 주문했던 것.박준규씨는 경북고동문을 향해 이 나라를 계속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고 박철언씨는 과(과)도 없지 않지만 총체적으로 경북고가 이 나라역사발전을 주도해왔다며 이른바 {TK정서}를 부추겼다.

비록 동창 모임이기는 하지만 노씨가 박준규 박철언씨와 함께 몰려다니며 움직이는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는데 대해 현여권의 촉각이 가는 모습이다.여권의 한 당국자는 12일 노씨의 과거 행적은 김대통령이 통치권차원에서 배려한 탓으로 여과돼서 그렇지 아직도 여전히 개혁의 걸림돌로 남아있는 부분이 적지않다면서 노씨가 개혁의 장애작용을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이당국자는 그런데도 달구벌 사람들이 참을 줄 알며 용서할 줄 아는 큰 사람운운하며 그날의 영광재현을 거론하는 것은 한마디로 가당치도 않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기나긴 30년동안 철권통치로 집권해오다 이제 1년8개월동안 권력의 핵심에서 비껴났다고 TK홀대를 운위하는 것은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며 김대통령과 문민정부의 관대함이나 배려를 잘못 읽어서는 안될것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한 노씨는 전두환전대통령이 김대통령을 왜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라고 측근들에게 얘기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씨의 대통령당선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대주고 혼신의 힘을 다 기울인 전임대통령을 백담사로 보낸 노씨와, 김대통령이 집권하기까지 그렇게 애를 먹인 노씨를 전직대통령 예우에 따라 대접하고 있는 김대통령의 차이를 아직도깨닫지 못하고 있다는게 여권핵심부의 속마음인 것 같다.

특히 신한국건설을 위해 지역감정을 배제하고 전 국민의 동참과 단합을 호소해도 모자랄 전직대통령으로서 기껏 동문들에게 지역감정이나 호소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기류이다.청와대측은 여권의 이같은 분위기를 어떠한 형태로든 연희동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연희동측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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