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세풍-부모가 가장 중요한 교사

입력 1994-10-13 00:00:00

농경사회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끔찍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인간인지 아닌지 그근본을 의심케하고, 산업사회가 가져다주는 병폐라면 차라리옛날로 돌아 가고싶은 충동까지 갖게도 한다. 농사로 살던 옛날은 모두가 이웃이었다. 이웃이 같은생활을 했고 생각까지 비슷했으니 이질감을 갖기 어려웠고불안도 없었다. 그러나오늘의 산업사회는 다르다. 개인은 거대한 기계속의 한부품으로 인식되어 언제나 소외감을 가지므로 타인과 심한 경쟁을 벌이게되고따라서 불안을 느끼게 된다.**산업사회의 폐해**

{싸우면서 건설하자}는 구호가 말하듯 우리는 쉼없이 30년간 경제성장을 목표로 싸우듯 일해왔다. 그땀의 덕택으로 지금만한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그그늘에는 적폐도 적지않다. 인간교육을 뒷전으로 밀쳐버린게 그대표적이다.가정교육과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 어느곳에서도 자라는 세대들의 인간 만드는 노력에는 소홀했다. 핵가족의 부모는 맞벌이에 바빠 어린이를 가르칠 시간이 없었으며 사교육비만 많이 들이면 저절로 어린이가 교육되는양 과외비지출을 교육의 전부로 알다시피했다. 학교교육도 입시교육에만 치중하여 {도덕}또는 {윤리}시간은 그존재마저 희미했다. 사회교육 역시 역기능이 더 컸다.대문만 나서면 노래방 비디오방 카페등이 줄지어 있고 TV등 영상매체가 폭력과선정적사건을 가르치는 교과서구실을 할때가 많았다. 뜻있는 사람들의 우려에도불구하고 인간교육은 이렇게 어디에서나 무시되어 왔다. 그 인간교육부재폐해가지금 나타나는것으로 볼수있는 것이다.

**내팽개친 자식농사**

우리는 누구나 교육에 대해서 일가견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자녀교육에는자신감을 갖지못하는게 사실이다. 자식농사가 농사중에 가장 어려운 농사라는속담이 그런것을 뜻한다. 그러나 인간을 만드는 작업은 교육일수밖에 없고,그중에서도 가정이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부모는생후 최초의 교사이기도 하다. 부모의 태도가 자녀에게 크게 영향을 준다. 부모가 정신적가치를 다른것보다 중시하는 가정이라면 자녀도 자라서 그것을 지키게되고, 경제적가치를 최상으로 여기게되면 자녀도 따라서 경제지상주의를닮게된다고 한다. 그집부모를 알려거든 그집자녀를 보라고 하는것도 이때문이며, 부모가 모르는새 자녀의 성장모델이 되어있다는 것도 이래서다.**{도덕우위}되찾아야**

이렇게 부모의 가정교육이 더없이 중요한데도 우리는 잊을때가 많다. 신문사회면을 어느날이고 덮고있는 크고작은 범죄기사들이 그것을 말한다.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의 씨앗이 어렸을때 부모에게서 뿌려지게되는데도 부모들은 그것을 모른채 학교교육이나 사회교육만을 탓한다. 범죄자들의 범죄심리가 짧은기간동안 학교에서 배운것이거나 군복무중에 익힌것이라 볼수 없다. 그것은 그이전에 이미 가정에서 얻은 것이라고 봐야한다.

{명심보감}을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등 인간교육을 철저히 하여 지금 우리사회의 도덕적 위기를 극복하자고 선언한 대학이 있다. 학문연구와 학생교육을힘들여 해야할 대학이 초등교육과정에서 닦아야할 인간성함양에 나섰다는 것은 우리 교육의 기초가 전연 안돼있다는 말이고 인간교육을 위해 고등교육과정이 후퇴할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이는 것이다. 옳은 판단이면서도 우리교육이 딱하다고않을수 없다. 우리교육은 그동안 가장 기초적이고 가장 중요한인간교육을 소홀히하면서 무슨 교육에 골똘했다는 것인가. 기능교육이나 경제교육이나 또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환경교육까지 인간교육이 있고난뒤 찾아야할 과제들이다. 인간이 빠져있다면 교육이란 있을수 없다. 교육은 인간을만드는 일, 그 자체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이거나 보완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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