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소머빌대 남녀공학 용단

입력 1994-10-13 00:00:00

{남학생은 미끼?} 10월 첫학기를 시작한 옥스퍼드대학교 소머빌대학에서는적어도 그렇다. 40여개 옥스퍼드대학중 비교적 젊은측에 속하는 115년 전통의여자대학으로서 인디라 간디 전 인도총리,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베나지르 부토 현 파키스탄총리등 세계적으로 걸출한 여장부들을 배출한 소머빌대학이 올해부터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 한때 쟁쟁한 실력을자랑했던 이 대학이, 20년전 최초로 옥스퍼드대학이 전체적으로 남녀공학으로바뀌면서, 점차 그 수준이 낮아져 매년 매겨지는 전체 대학순위에서 밑바닥을 맴돌게 되자 남녀공학의 용단을 내린 것이다. 똑똑한 여학생들이 공학쪽을선호하는 경향으로 바뀌자 재원을 유치하기 위해서 남녀공학의 대학으로 새출발하자는 일종의 자구책인 셈. 그러나 {소머빌전통}을 고수하려는 여학생들의 맹렬한 반대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2년전 공학에 관한 발표가 1년뒤로미뤄져 실행된 것은 워낙 거센 반발때문. 어쨌거나 남녀공학 첫 학기를 맞이하여 2학년 누나들은 이왕이면 신입남학생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기로 결정하여{남학생을 위한 회식}시간을 마련하는등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여자 선배들의 예기치 않은 환대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주눅들기도 한 소머빌의 남자신입생들은 나름대로 야무진 뜻을 품고 있다고 전해진다. 고교동창들로부터"여자 학교에 간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는 롭 해링턴군은 조만간 럭비팀을구성해 남성다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결연한 자세를 다지고 있다.그러나 남자신입생들을 잘 다독거려가며 소머빌의 전통도 지켜가야만 하는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선배누나들의 의지는 더욱 강한 듯하여 앞으로 교내활동에서 {헤게모니 장악(?)}에 대한 암투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여학생들이 {소머빌사람}답지 않게 행동한다면 치욕일것"이라며 2년생 펀밀러양은 이제까지 그래왔던것처럼 교풍유지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앞서 남녀공학을 단행했던 몇개의 여자대학들이 즉시 {남성화}됐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서이다. 소머빌의 결정으로 이제 옥스퍼드의 여자대학으로는 {세인트힐다}만이 남게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학교 역시 5년을 넘기지 못할것으로 믿고 있다. 무엇보다 여학생들 자신이 남녀공학을 선호하는 {시대의요구}를 막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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