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북한핵문제에 대한 입장이 다시 강경쪽으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는 북.미간 제네바회담이 북한측의 경직된 태도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삼대통령은 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북한핵문제가유엔안보리에 다시 회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에앞서 7일 오후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 주재로 통일안보정책간담회를 열어 북.미 핵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집중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회담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협상결과를 내다보는 정부의 전망이현재로서는 비관쪽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이와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제네바회담에서 강석주 북한수석대표의 태도가 지난 8월의 1차회의때와는 다르다면서 강은 별다른 카드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재량권도 없는 것 처럼 보이고 있다고 협상이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음을시사했다.
김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북미간 제네바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결국갈수 있는 길은 북한핵문제의 유엔안보리 회부뿐이라고 밝힌 것은 이같은 협상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대통령은 북한이 핵개발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필요에 따라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종합적인 통일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천명한 이후 대북관련발언을 최대한 자제해온 끝에나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게 정부당국자들의 분석이다.실제로 김대통령은 김일성사후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치닫자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극히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북 강경입장이 천명되던 올해 국군의 날 치사에서도 김대통령은 북한이 하루속히 남북대화에 응해올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을 가급적 끌어안으려는 입장을 표명한바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향후 대북정책이 다시 강경대처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통령은 특히 7일 미뉴욕타임스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핵개발을포기하도록 압력을 강화해야지, 태도를 완화해서는 안된다며 미국정부의 지나친 대북 타협자세를 비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와관련, 7일 통일안보정책 간담회에서는 제네바회담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단계적인 대응책을 심도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특별사찰을 근본적으로 거부하면서 핵협상타결을 계속 미루는 {시간끌기전략}을 구사할 경우 한미양국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방법이 집중 검토됐음은 물론이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1차적으로 검토한 것은 올해 한미 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여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한미양국이 독자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잡한 국제적 절차없이 활용할 수 있는 대북경고이기때문이다.
팀스피리트훈련이 강행될 경우 예년에 비해 규모는 축소되겠지만 김일성사후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게 정부당국의 분석이다.
물론 북한이 반발, 영변지역 5MW급 원자로에 연료봉을 재장착하거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활동을 원천적으로 거부할 경우 북한핵문제를 곧바로유엔안보리에 회부한다는게 정부가 상정하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것으로분석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정부로서는 제네바협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북한핵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협상분위기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같은 회담분위기가 정부로 하여금 핵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단계적인 대응책을 검토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이 계속 지연전술을구사한다면 올해 팀스피리트훈련은 강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그러나 팀스피리트훈련을 강행할 지 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은 오는15일로 예정된 김일성사망 1백일추모제 이후 김정일이 공식후계자로 등장하는지 여부등을 지켜본뒤 이달말께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이 현재 핵협상에서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정일이 후계자로등극할 때까지 타결을 미루려는 속셈일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미국의 중간선거가 11월초에 예정돼 있고 김일성사후 북한의 권력구도와 정책노선도 이달하순께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북한핵문제의 큰 흐름은 대체로 이달말께 가닥이 잡혀질 전망이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수년간 거래내역 사찰?… 대구 신협 조합원 집단소송 제기
'대구의 얼굴' 동성로의 끝없는 추락…3분기 공실률 20%, 6년 전의 2배
"용산의 '사악한 이무기'가 지X발광"…김용태 신부, 시국미사 화제
"안전 위해 취소 잘한 일" vs "취소 변명 구차"…이승환 콘서트 취소 두고 구미서 엇갈린 반응
[기고-김장호] 표현의 자유보다 시민의 안전 우선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