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비정치권의 애매한 경계선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정계은퇴를 선언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현실정치에 대한 언급을 강화하고 전두환.노태우 두전직대통령을 추으로한 5.6공의 활발한 몸짓이 그것이다.
특히 문민정부 출범후 개혁과 사정 한파속에서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 조심해오던 구여권 인사들의 부산한 행보는 많은 가능성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특히그렇다.
전.노 두사람의 움직임과 관련, 12.12사건에 대한 검찰의 결심을 앞두고 일종의 {시위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어차피 검찰고위인사들의 인적구성으로 볼때 결론은 뻔하기 때문에 내년 지자제선거 이후를 내다본 {신당포석}이라는해석이 혼재돼 있는 모습이다.
0---전 노씨 두사람과 주변 인사들의 요즘 보행에는 확실히 전과 다른 점이많다.
전씨는 성묘및 모교방문을 이유로 오는 8일부터 4-5일 일정으로 고향인 합천과 대구및 울산등 령남지역 나들이에 나설 예정이다.
전씨는 아웅산 폭발사고 11주기를 하루앞둔 8일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고향인합천에 내려가 성묘를 한뒤 9일에는 대구에서 모교인 대구공고 동문체육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어 10일에는 국민학교동창을 비롯한 친지들과 만난뒤 11일 울산을 방문,이지역 동문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뒤 오는 12일께 상경할 예정이라는 것.물론 연희동측은 전씨의 이번 지방나들이가 추석성묘를 다녀오지 못해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며 내려간 김에 동문과 친지를 만나려는 것이지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전씨가 모교인 대구공고동문체육대회에 참석하고 울산까지 방문해 그곳에 있는 동문들에게 강연까지 하려는 것은 이번 나들이가 단순한 고향방문차원은 아니라는 관측을 불러 일으킨다.
노씨도 전씨의 령남지역 방문에 때맞춰 오는 9일 잠실운동장에서 열리는 경북고등학교 대규모 동문체육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동문체육대회는 사정한파에 밀려났던 박준규전국회의장과 박철언전의원을 비롯, 대구.경북(TK)의 핵심인맥을 형성하고 있던 구여권의 핵심들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물론 이번 경북고 동문체육대회는 매년 개최해왔던 연례행사이라는 게 주최측이나 연희동의 설명이다.
그러나 87년이후 한번도 동문체육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노씨가 이번에 처음으로 구여권 핵심들과 함께 참석키로 한 것은 예사롭지 만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전.노 두진영의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 일단 단기적 목표는 12.12의 사법처리에 대한 공동대응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전.노두진영이 12.12사태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전격 회동, 화해를 한것이나 12.12 서면답변서 작성시 5.6공의 관련자들이 잦은 회동을 가진 것들이 모두 이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8.2보선에서 이른바 {TK정서}가 드러난후 이들의 행보가갑자기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정치적인 측면에서의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더 유력하다.
또 전.노 두사람은 최규하전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대통령의 15주기추도위원회고문직을 수락하고 오는 26일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추도행사에 참석키로했다.
3공과의 유대를 꾀하는등 그 행동반경 또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의 변화를 겨냥한 일종의 포석일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민자당내 민정계의 적지않은 의원들은 내년 지자제선거가 끝나면 5.6공 출신들의 거취가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자당이 지자제선거에서 패하거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질 경우 열에 아홉은이들이 신당을 모색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의원도 있다.
인적 구성도 만만치 않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민자당 합당시 떨어져 나간세력과 14대 총선에서 탈락한 민정 공화계, 현정부 출범후 찬밥신세가 된 인사들을 자원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준규전국회의장이 뭔가 매개체역할을 자임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8.2 보선때 박철언전의원의 부인 현경자씨 사무실에 나타나 지지하고 TK정서를 자극했고 박전의원을 가끔 면회,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전의장은 또 얼마전 이종찬의원을 따로 만났다. 그는 강남에 개인사무실을냈고 여기에는 5.6공은 물론 3공인사까지도 자주 찾아오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박씨는 심지어 김대중씨와도 접촉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아직까지 이들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정치적 실체를 갖춘 것은 물론 아니다.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흘러간 세력으로 간주됐던 5.6공 출신들의 발걸음은 현정부의 국정운영 페이스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옮겨질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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