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만델라의 미국나들이

입력 1994-10-05 00:00:00

지금 미국 워싱턴 DC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가득하다.공식행사조차도 마치 축제 한마당같다. 수많은 외국 원수들이 워싱턴을 찾아오지만 그나라 국기를 백악관 주변 가로수에 내걸고 대통령이 직접 공항까지나가 21발의 예포를 쏘는 환영식에 참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27년간 옥고를 치르고도 일체의 정치적 보복을 거부한 이시대 가장 존경받을만한 지도자}. 만델라를 맞는 미국인들의 시각이다.

클린턴대통령도 국민들의 이같은 속마음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까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 "미국민들과 함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며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인류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유와 민주, 그리고 희망을 상징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그가 만델라대통령" "파괴하는 자들보다 무엇인가 쌓는 사람이, 분열하는 집단보다는 단합하는 집단이 승리한다는 교훈을 온 인류에게일깨워준 지도자"라고 클린턴은 진심으로 만델라의 정치역정에 대해 경의를표했다.

미 상하양원은 그를 의회로 초청, 특별연설을 듣고 싶다고 나섰다. 미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싶어 갖은 방법으로 로비를 펴는 일부 외국정상들과는 사정이다르다.

이같은 미국민들의 환대에 감동, 눈물을 훔친 만델라가 던진 말은 전혀 의외였다. "나는 단 한가지 미국이 우리에게 시장을 열어주고 남아공에 더욱 많은투자를 해 달라는 메시지를 갖고 왔습니다"

권력을 빼앗겠다는 욕심도, 자신을 괴롭힌 자에 대한 원망도 버리고 오로지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비폭력 저항으로 평생을 지내온 그였기에 만델라의메시지는 그 어느 지도자보다 미국민들에게 강력한 충격을 던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