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서유럽 실리찾기 경쟁치열

입력 1994-09-26 12:45:00

북한을 향하는 미.일.서유럽각국의 행보가 심상치가 않다. 향후 {북핵타결}을 이들 국가들은 {위기}에서 {기회}로 반전시켜 각국의 실리를 추구하는데이미 열띤 경쟁을 펴고 있지만 우리나라만 유독 뒷짐을 진채 {아무런 액션}을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볼수있다.지난번 베를린 전문가회담 당시 한국형 경수로 모델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북한입장이 누그러지지 않으면서 10개국 국제컨소시엄형태의 KEDO(코리아 에너지개발기구)가 차선책으로 구체적인 골격을 갖춰나가자 이제는 미국도 자본을투자하여 이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속마음을 수면위로 드러내놓고 있다.물론 한국자본이 30억달러선에서 부담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몫을 갖고각국은 이를 가교로 북한장벽을 뛰어넘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은 KEDO운영경비와 화력발전소 전환자금 3천만달러를 북측에 제공하는것외에 폐연료봉 8천개를 제3국에 인도하는 경비 1억달러 부담등 비록 국내법제약이 있지만 북핵타결이후 북한개발에 서유럽.일본에 뒤지지 않으려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흑연감속로 최초개발등 원전노하우경험과 투자유치를 위해 총총걸음을 재촉하고 독일또한 지멘스사가 북한의 독일형 선호 제스처를 결코 가볍게간주하지 않은채 부쩍 몸을 달구며 동해안 신포지역을 근간으로 한 첨단공단조성 대북접근노력을 활성화시키고 있고 TGV 한국상륙으로 지멘스에게 KO패를안겨줬던 불 프라마톰사도 한국과 북한을 연계해 한반도를 종단하는 운송및수송망 등 기간산업조성에 우위를 확보하기위한 숨가쁜 대북외교활동을 본격화해나가고 있는 것이 도처에서 포착되고 있다.

프랑스는 기존 대북외교채널망을 풀가동하고 있고 독일은 구동독시절 친북독일인사들을 전면에 포진, 동베를린에 남아있는 북한이익대표부를 통해 원전관련 수주계약에 유리한 고지를 따려고 혈안이 되고 있다.

이같은 서유럽국가들의 경제진출을 가만히 앉아서 볼수 없는 입장이 클린턴행정부라 할수 있다. 새로 가설되는 준대사급 연락사무소를 기화로 독.불 양국에 앞서나가기 위한 미국의 대북경제침투는 브레이크없는 차량마냥 매서운기세로 추진력을 작동시켜나가고 있고 일본 또한 기존 조총련을 통한 대북투자망확보와 함께 신규사업참여에 초긴장 상태다. 이처럼 북한을 향해 부단한경협 및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는 이들 국가들은 일단 북한이 주변 한국.일본.중국.러시아의 중심에 위치, 광범위하면서도 대규모인 주변시장을 확보할수있고 값싼 노임과 부지를 손쉽게 구할수 있는데다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주변국가들의 경제체제에 유일하게 사회주의경제를 고수하고 있는 {진공지대}인 점을 유리한 요소로 들고 있다.

이같은 북한진출러시와 맞물려 84년 합영법을 통한 자본주의도입에 실패한바 있는 북한은 최근 몇년간 금정일주도로 금강산개발공사를 매개체로한 자본주의국가와의 영사업무.각종 물자 교역및 외환거래를 {임상실험차원(?)}에서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북핵타결이후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자본주의 문물과이념, 그밖의 역기능에 관해서 그들 나름대로{완충시기}를 설정해놓고 핵카드가 소진된 이후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대미협상과 경제교류에서 충분한 자생력을 배양하겠다는 그들의 구상이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사항으로 서방세계에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북핵협상과정에서도 숨가쁜 물밑교감을 북한측과 나누고있는 이들 국가들과미국식자본주의 도입을 통해 제한적인 경제개발을 추진해보려는 북한측의{주판알 굴리기}가 과연 현재 한국의 위상과 경제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칠 수있을 것인지 우리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전국민들이 총체적인 중지와 역량을집약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야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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