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4월2일 금요일.미국인들이 {말보로 프라이데이}로까지 지칭했던 담배업계의 대이변이 일어났던 날이다.
미국담배의 상징적 존재로, 상표가치만도 29조원이라고 하는 말보로가 담배값을 절반으로 전격인하했던 것이다.
이유는 바로 새로운 소비자, X세대에게 말보로의 고풍스런 낡은 상품이미지가 더이상 {어필}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인텔컴퓨터도 코카콜라도 매출량이 계속 추락했다.
그러자 대기업들이 X세대라는 기묘한 신세대소비자층에게 주목하기 시작했고새로운 광고기법 개발경쟁에 나섰다.
X세대, 분명 그들은 옛날방식의 상품광고로는 움쩍도 않는 새로운 감각을 지닌 계층으로 떠올랐다.
부모들의 세대가 문자세대라면 그들은 영상세대로 구분하기도 한다.이성적인 부모들과는 달리 감성적이고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좋고싫음으로 판단하고, 남들과 고만고만 비슷하게 살기보다는 남과 다르게 살고싶어하는 이질지향의 가치관을 지니고, 타인을 의식하기보다는 자기에게만충실하며 소유가치보다는 사용가치를 중시하는 세대.
그 X세대들을 가진 부모들은 말보로나 코카콜라 회사 사장처럼 과거의 낡은방식으로 그들을 휘어잡지 못한다는 사실 앞에서 새로운 광고기법의 개발과마찬가지로 새로운 교육방법을 짜내야 하게 된 것이다.
X세대를 잘 기르고 싶고 그들과 가깝게 대화하고 싶은 부모라면 우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만 하게됐다.
투투도 알아야하고 채팅(chatting)이 뭔지도 알아야 최소한 X세대 자식을 진단이나마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젊은 부모들중에는 X세대와 가장 가까운 바로 위 세대로 W세대는 돼야 한다고들 말하는 신부모세대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제 더이상 고전적 교육방식이나 자녀접근방법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룹미팅정도 경험을 갖고 결혼한 구세대 감각으로 컴퓨터{채팅}으로 만나는X세대 자식의 이성교제를 이해하고 파악하기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수 없다.
10여년전만 해도 중학생짜리 사내자식에게는 로션과 같은 화장품 경험은 불필요했다. 수염을 깎고 로션을 발라야 할만큼 발육이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X세대를 위한 남성용 화장품을 사줘야 하는 세상이 될만큼 빠르게 변화돼 가고 있다. 그렇다면 X세대 자식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최대한 깊게 정확하게이해하기 위해서 오늘날 부모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우선 X와 가장 가까운 W세대로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X세대와 거리가 한단계씩 더 멀리 떨어진 V세대나 U세대가 돼서는 제자식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의 가치의식과 행동 내면세계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캄캄할수밖에 없다.
{영웅본색}이나 {개같은 내인생}따위 영화한편도 보지않고, 투투의 18번 히트곡이 무슨곡인지 모르고 게스 청바지를 입는 이유를 감잡지 못한채로 그들을 부모 생각쪽으로만 끌고 가겠다고 욕심부리면 어리석은 편애일뿐이다.그들의 변화된 생각 변화된 몸짓이 W세대나 V세대눈에 차지않고 감성에 맞지않는다고 투덜대며 혀를 차고 있어도 그야말로 {그래봤자}다.신세대의 변화를 발목잡기 보다는 W세대의 등속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이 지금 X세대를 문제투성이의 신인류처럼 문제시하고 걱정만하는 우리사회가 떠맡아야하는 현실적 과제다.
X세대와 U세대의 대립과 마찰, 정서적 반목보다는 W세대로의 신속한 변화를통해 최대한 X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 곡해의 폭을 줄여나가는 것이 사랑하는 우리의 다음 세대를 보다 올바르게 가르치고 기르는 교육적 수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석연휴를 보내면서 거리와 유흥가에 넘치고 넘친 X세대들의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낀 세대가 있었다면 이제부터라도 투투도 듣고 게스광고도 눈여겨보면서 W세대가 되보자. 자식농사는 예나 지금이나 이래저래 어려운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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