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집권후반기 무엇을 해야 하나

입력 1994-09-23 00:00:00

**인재발굴이 성패열쇠**어느 정권이나 집권 전반기와 후반기는 그 행태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전반기에는 우선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사양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것은 5공.6공.현재의 문민정부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또 나름대로 쇄신정치를 펼치려하고 부패척결에 앞장서는 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집권 후반기가 되면 사정은 판이하게 달라져 왔다. 정경유착등 모든비리가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임기 중 후반기에 나타나는 일이다.차분한 정책추진보다는 황당한 계획등으로 민심을 자극하는 것도 이때에 나타나는 일이다.

김영삼 정부를 5공이나 6공과 같은 차원에서 본다면 불만스럽게 생각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문민정부가 타정권과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들과다른 점을 보여야 한다. 그것은 무리를 하더라도 한 정당에서 권력승계를 이루기 위해 민심조작과 관권과 금권을 동원하려는 태도를 버려야만 해결될 수있다.

지금 정부여당의 당면 현안의 하나는 지자제장의 선거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그런데 어떻게 이기느냐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느냐에관심과 연구가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전방콕시장 잠롱과 같은 사람, 우리나라의 이회창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발굴하느냐 못 하느냐에 지자제장의 선거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의 정권들은 공명한 선거풍토의 정착보다는 당선이라는 목적을 더 우선시하여 왔다. 그런데 문민정부는 당선보다는 공명선거 풍토의 정착이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해 더 선행돼야 할 과제임을 이해하고 차별화되어야 할 줄믿는다.

**공명선거 우선시해야**

또 다른 문민정부의 과제는 2년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이다. 이것은 문민정부의 정치개혁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회이다. 선거를 통하여 여당 의석의 확보를 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국회의 수준을 한단계 올려 놓을 인재들을 찾는 차원에서 정당이 운명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기에도물론 당선을 우선시한 무리한 부작용을 저지르기 보다 공명선거를 통하여 낙선의 고배도 마다하지 않는 여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문민정부는 출발한 지 1년반이 지났다. 따라서 집권후반기라고는 볼 수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지자제장의 선거와 그 1년 후의 국회의원선거를 의식한 여당은 체질개선을 하지 못하고 과거정권에서와 같은 발상으로 선거준비를 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문민정부의 지도자인 대통령이 결단하기에 따라서는 쇄신을 버리고 구태의연한 선거준비를 할 수도있을 것이다.

여기에 요구되는 것은 정권적 이익보다 국가적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대통령의 사심없는 판단이 필요하다. 민주화나 부패척결과 같은 과업이 임기 5년안에 다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김영삼정부는 그 부분적인 기초를 닦는데전념해야 하며 그것은 민주주의의 게임의 규칙을 확립해 주는 일이다.**쇄신정치는 시대소명**

정부여당이 최선을 다하여 쇄신정치를 계속 밀고나가는 것은 문민정부가 안고 있는 시대적 소명이다. 이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국민의 지지는 결코 집권여당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정권의 방식과 충분히 차별화 되지 못하고 {그것이 그것}인 경우가 된다면 오히려 국민의 신임을 크게잃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문민정부의 노력에 의해 상당히 진보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앞으로 남은 과제 중의 하나는 여당과 야당이 정권교체를 해 봐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46년 동안 경쟁적 정당 간의 평화적 정권교체는 한번도없었다. 그러한 날이 온다면 그것도 우리나라 민주화의 한단계 전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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