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질서속에 즐거운고향길

입력 1994-09-17 08:00:00

{한가위 민족 대이동}이 어제 오후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이 때를 맞추어 겪는 {교통전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올해도 완화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사상최대의 교통대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즐거운 고향길}은 기대할 수 없는 어두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피해 보려고 어제 오후부터 때이른 귀성길에 나선 사람들이 적지않아 고속도로의 통행량이 늘어나는등 붐비기시작했다.교통당국은 올 한가위 이동인구를 2천8백만명으로 예상하고 지난주 교통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올해도 교통대란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려면 무엇보다 운전자들이 질서있는 차량운행을 해주어야한다는 것이다. 당국이 대중교통수단의 우선 운행을 위해 고속도로에 버스전용차선제를 실시하고 갓길운행.끼어들기와 쓰레기버리는 행위등 이른바 {교통 기초질서}를 철저히 단속해 교통체증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

운전자들의 질서의식과 함께 교통체증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으론 대중교통수단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다. 올해는 고속도로에 버스전용차선이 설치됨에 따라 자가용승용차보다는 버스의 운행이 훨씬 신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어제까지 고속버스차표의 예매실적은 지난해 보다 10%가 줄어든 50-60%의 예매율을 보이고있어 운행여건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수단은 계속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며칠전 서울의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한가위 이동예상인구중 76%가 자가용승용차를 이용하겠다는 의견을 표시했고 버스는 10%밖에 되지않았다. 이처럼 교통체증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도 대중교통수단을 외면하는 국민들의 의식은 바로 명절의 교통대란을 부추기는 큰 원인으로 교통질서의식과 함께 반드시 고쳐야할 우리의고질적 문제다.

이미 선전포고를 한 올해의 한가위 교통전쟁에서 우리가 혼란으로부터 슬기롭게 벗어나려면 이동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의식을 존중하는 질서유지가 열쇠인것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얘기지만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것과 함께 질서를 문란하게하는 사람들을 방관하지말고 이를 적극 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국에서도 이번엔 질서를 흐트리는 사람들을 철저히 단속한다지만당국의 단속손길은 한계가 있기때문에 국민들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올 한가위 연휴는 일요일과 겹쳐 긴데다가 비도 자주 내린다는 예보이고 보면 사고의 우려도 높다. 지난해 경우 3천여건의 교통사고가 한가위 연휴에 발생했는데 올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절때만 되면 봐야하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와 쓰레기장같은 도로주변을 올 한가위엔 높은질서의식으로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볼수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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