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확산에 {땜질봉합}

입력 1994-09-14 00:00:00

느닷없이 튀어나온 경기도분할론을 시작으로 전국을 들끓게 했던 2차행정구역개편이 13일 땜질식 처방으로 마무리 됐다. 한 지역구의원은 [수술을 하려고 배를 갈랐다가 너무도 엄청나니까 겁이 나 그냥 덮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로 어느 한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미봉책임을 지적했다. [말은 꺼내놓았으니 안할수는 없고 원칙도 없이 하려니 반발을 무마할 방법도 없어 거의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는 방법을 택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또한 2차개편을 둘러싸고 보여준 정부여당의 일처리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한쪽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방향도 없이 우왕좌왕했다. 청와대 조정능력에도 문제를 여실히 노출시켰다. 모든 당사자들이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자기들이 해야할 일들을 망각한채 시간만 보낸 것이다.

정부여당이 우왕좌왕 하는동안 지역에서는 혈서, 사퇴, 농성등의 극렬한 방법을 동원해 정부의 방침에 극렬한 반기를 들었다. 당정은 물론 청와대도 이같은 여론의 흐름에 더욱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대구의 시역확장은 수많은 무제점을 노출시켰다는 평가다. 달성만 편입됨으로써 고령군은 대구와 경북사이의 {섬}같은 존재로 남게됐고 대구시도 시역이넓어져 급한 불은 껐지만 한쪽 방향으로만 길쭉한 기형적인 도시로 변하게됐다. 또한 경산시.군과 칠곡군 일부에서 제기된 대구편입의 민원은 여전히 숙제로 남게됐다. 특히 울산시의 직할시 승격문제에 대한 당정의 {묘안}이라는것은 하지 않겠다는 표현만 없었을 뿐 이에 다름없는 소리였다. 지방선거가치러지고 난뒤 그것도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해에 울산시를 직할시로 통합시키겠다는 안이란 것이 사실상 울산직할시만은 {물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기때문이다. 최형우장관도 [지방자치가 실시되면 한평의 땅도 조정하기가 힘들다]고 했다시피 지금보다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울산의 문제는 정부여당이 대선공약이라고 철썩같이 믿고있던 시민들을 상대로 {눈가리고 아웅}한 것이다.

0...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그나마 다행}이란 쪽과 {졸속안}이라는 쪽으로 양분됐다.

경북지역의원들은 [합리적인 방안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수긍할 수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달성군 출신의원에서 졸지에 대구시 달성구(군)의원이 된 구자춘의원은 [대구와 경북의 통합이 바람직하나 통합이 안돼 대구를확장할 바에는 좀더 넓히는 것이 낫다]며 고령군이 따로 남게 된데 아쉬움을표하고 [지역사회 개발을 위해서도 좀 미흡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경북도지부장으로 내무부의 개편안에 강력히 반발했던 김윤환의원은 [대구가달성군만 편입해도 지금 면적의 배가 된다]며 최소한의 시역확장을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인뒤 [더이상의 편입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분도하자는 것]이라며 대구시나 경북도에서도 달성군 편입안을 납득할 것이라고 했다.편입1차 대상지역으로 거론되다 제외된 경산.청도의 이영창의원은 [달성군은거의 대구시화됐던 것을 양성화시킨 것]이라며 [한마디로 어정쩡하다]고 했다.

반면 대구쪽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앞섰다. 최재욱의원은 [대구와 경북의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달성만 들어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김한규의원도 [대구가 어느정도 숨통을 텄다는 점에서 그나마 잘된 일]이라고 했다. 김해석의원은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법]이라며 [대구가 달성군을 편입, 강을 끼게 된 만큼 그나마 잘된 일]이라고 했다.

대구지부장으로 경산, 청도, 달성, 고령까지 편입시켜야 된다는 주장을 펼쳤던 정호용의원은 [뭔가 잘못하는 것 같다. 대구에 편입을 바라는 지역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불만을 표시하고 [당에서라도 무슨 원칙이 있어야 했다]는 말로 무원칙의 산물임을 비판했다. 김용태의원도 [넓힐 바에야 좀더 했어야 했다]며 [큰 갈등은 없어야 하지만 잘된 것 같지는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재섭의원도 [전체적으로 낙제점에도 못 미치는 안]이라며 불만을표했다. 또 무소속의 서훈의원도 [안하는 것보단 낫지만 별 의미가 없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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