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위주 근무 체감치안 "합격점"

입력 1994-09-09 00:00:00

지난3월부터 전국에 걸쳐 실시되고 있는 광역파출소제도. 대구경찰청에서는수성경찰서 지산파출소가 시범파출소로 지정, 제도시행 6개월이 지났다.이 광역파출소는 범죄발생에 기동력있는 대처등과 함께 예방경찰기능강화를목적으로 하는 것. 이 파출소는 일제시대부터 지속한 거점으로한 치안방식에서 순찰차등을 이용한 순찰기능 향상등 일대변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 제도의 순기능과 역기능, 개선책등을 살펴본다.**경찰기동화가 목적**

오토바이와 차량을 이용한 날치기사건이 기승를 부리는등 최근들어 범죄가더욱 기동화되고 있다. 경찰은 사건현장에 늑장 출동, 눈앞에서 범인을 놓치기 일쑤이다. 경찰은 기존 파출소중심 방범활동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광역파출소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광역파출소는 파출소 3-4개를 하나로 묶어 순찰차를 중심으로 방범활동을 하는 것. 파출소를 줄이는 대신 112순찰차와 인력은 보강, 우범지역 순찰을 크게 늘려 범죄예방과 함께 사건발생시 신속히 대응하자는 것이 목적이다.대구지방경찰청은 관내인구가 6만여명으로 크게 증가한 수성경찰서 지산파출소에 새로 파출소를 만들지 않고 광역파출소로 지정, 시범운영했다. 광역파출소인 지산파출소엔 다른 파출소보다 훨씬 많은 장비와 인력이 보강돼 활동하고 있다.

**하루 90여회 순찰**

지산파출소는 관내를 폭력 강도.강간 절도등 3개 우범권역으로 나눠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이권역을 중심으로 주요 우범장소에 총60개의 순찰함을 설치했다. 순찰차 4대는 파출소장이 치안여건에 맞춰 수시로 다르게 설정한 순찰선을 따라 방범활동을 한다. 사이카 도보순찰까지 합치면 하루에 93개의 순찰선을 순찰하게 된다. 이는 기존 파출소의 50회보다 약 40여회가 많은 것이다.수성경찰서 송두현방범과장은 [광역파출소는 기존 파출소보다 순찰횟수를 크게 늘려 범죄를 예방함은 물론 범인을 신속히 검거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발생 17% 줄어**

대구시내 파출소는 신고를 받고 직원이 사건현장에 도착하는데 보통5분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광역파출소인 지산파출소는 이시간이 2분정도라는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현장출동이 빠른 것은 순찰차 4대가 24시간 관내를순찰하기 때문.

실제로 지난달 18일 지산동 노래연습장앞에서 상해치사사건이 발생하자 순찰차 4대가 현장에 한꺼번에 출동, 피의자를 빠른시간안에 검거하기도 했다. 광역파출소 출범 6개월을 결산, 대구지방경찰청이 발표한 지산파출소 범죄발생및 검거실적에서도 그 성과는 확인할 수 있다.

5대 범죄발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가 줄었고 범죄신고는 26%, 범인검거는 5.8%가 증가했다.

수치상의 실적은 물론 체감치안에서도 광역파출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산파출소가 최근 관내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76%가치안상태가 좋아졌다고 대답했다. (오히려 불안하다는 대답은 12%)**근무자들 파김치 일쑤**

지산파출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하루근무시간은순찰차 승무시간만 12-15시간이나 된다. 다른 파출소의 6-8시간에 비해 2배가까이 많다. 이한동경장(41)은 [택시기사의 승차시간도 8시간정도]라며 [하루13-14시간을 순찰차를 타고난 뒤엔 파김치가 된다]고 말했다.격일제이므로 파출소 근무직원이 12명에 불과, 순찰차 4대를 24시간 가동하려면 승무시간이 과중한 것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파출소직원들은 기회만있으면 파출소를 떠나려 하고 다른 직원들은 지산파출소에 배치될까봐 두려워하는 실정이다. 수성서 한 관계자는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인한 직원들의사기저하가 광역파출소가 뿌리를 내리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산파출소에 지급된 순찰차등 장비도 노후된 것이 많아 3년이 지난 순찰차를 24시간 가동하다보면 고장나기 일쑤고 직원들이 수리에 애를 먹고 있다.낡은 장비는 범죄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광역파출소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여기에다 기존 파출소 3-4개를 묶어 광역파출소를 만든 서울, 부산등과는 달리 지산파출소는 기존 파출소와 동일한 관할지역에 순찰차와 직원만 보강한탓에 그동안의 성과가 신빙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수성서 한 간부는 [본격적인 광역파출소는 기존 파출소보다 관할면적이 3-4배이상 늘어 치안여건이 악화될 것이 뻔하다]며 [이때문에 지산파출소의 실적은 참고만 해야한다]고 말했다.

**부산은 직원 45명**

또 아파트등 주거지역이 대부분이어서 치안수요가 거의 없는 지산파출소를시범 광역파출소로 선정한 것도 잘못됐다고 했다.

경찰은 지산파출소의 근무형태를 현재의 격일제에서 3교대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송두현방범과장은 [인원을 늘려 서울, 부산과 같이 12시간 근무하고 하루 쉬는 3교대방식으로 전환,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라말했다.

부산의 경우 광역파출소직원이 45명이고 순찰차는 5대로 3교대 근무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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