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의 표류가 계속되고 있다. 김동길대표의 사퇴서처리를 둘러싸고 [당장처리하자]는 비주류와 [일단 본인을 만나는 것이 급하다]는 주류측의 입장이서로 첨예하게 대립,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27일 8.2보선 이후 처음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표를 제출하고 잠적,지금까지 소식을 끊고 있는 김대표문제를 다루기 위해 신민당은 두차례의회의를 가졌다. 지구당위원장들이나 사무처 직원들 사이에서도 최고위원 회의와 마찬가지로 계파별로 편을 갈라 설전을 벌이는 형편이었다.1일과 3일 열린 회의에서 일단 우위를 점한 것은 김대표의 사퇴서를 즉각 수리하고 전당대회를 열자는 비주류측이다. 대표주자는 양순직 한영수최고위원등이다.
그러나 두번의 회의에서 결론이 사표수리로 난것은 아니었다. 박찬종대표를중심으로한 주류측이 김대표 직접면담을 계속 고집했기 때문이다.박대표는 3일오후 회의가 끝난뒤 [최고위원 전원이 각자 김대표를 만나 진의를 확인키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비주류측은 [박대표의 말이 틀리다]며 전면반박했다.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양.한 두 최고위원을 축으로 한 비주류측은 김대표의 사퇴서를 수리, 주류지만 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박대표진영을 몰아붙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단일지도체제로의 당헌개정, 지도체제개편을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다.류수호최고위원은 회의를 마치고 당사를 나서면서 [도대체 어린애 장난이야뭐야, 한두번도 아니고]라며 비주류측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표가 빠진 상태에서 주류인 박대표는 더욱 어려운 처지다. 박대표는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다. 김대표와 공동대표직을 수행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괜히 경선을 한다든가 해서 평지풍파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김대표의존재가 없는 상황에서는 비주류측에 밀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당내의 복잡한 갈등과 반목, 그리고 대립과 대결구도로 볼때 신민당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열더라도 사전조정이 없이는 난장판이 될 공산이 농후하다. 아니면 전당대회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전에 당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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