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의원-검증기간 완료 활동재개 {말문}

입력 1994-08-30 00:00:00

새정부 출범후 긴 정치방학에 들어갔던 김윤환의원이 민자당 경북도지부 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정치재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김의원은 김영삼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어서 새정부에서도 중용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그는 일본등 해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조용히 지냈다. 그는 "구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검증기간을 거쳐야한다"며 관망해왔다.그러던 그가 29일 경북도지부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제 검증기간이 끝났다"며 관망자세에서 벗어날 뜻을 밝혔다. 그는 "김대통령이 경북도지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정치를 다시 시작하라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문민정부의제도적 개혁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변신을 시사하는대목이다.

이와 관련 그는 "내가 경북도지부 위원장 자리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것 으로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도지부 위원장직을 사양한 것은총장등 당3역을 역임한 처지에서 도지부를 맡는 게 어쩐지 쑥스러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도 당직임명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가졌다고 한다. (그는 박정수의원을 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경북정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구.경북사람들이 지난 대통령선거때 몰표를 몰아주었는데 우리에게 해준 게 뭐냐고 서운한 감정을 가질 수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한다"며 "김영삼정부외에 선택할 대안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 내년의 지방자치제 선거와 관련한 경북 도지부의 위상등에 대해서도 평소 그답지 않은 확실한 어투로 자신의 소견을 피력했다.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경북도지부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김대통령으로부터 무언가 언질을 받은 인상이다. 그러나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무엇보다 먼저 갈가리 찢어진 지역민심을 수습하는 일이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는 쉬는 동안 "내가 실세인지 허세인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일부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김윤환이가 정권을 팔아넘겼다}고그를 공격할 정도로 지역 민심이 흉흉해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내년의 4대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 결과가 나쁠 경우 그의 정치적 위상 또한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현정부가 그를 경북도지부 위원장에 임명한것은 특이 지역으로 분류된 대구.경북의 일각을 떠받칠 수 있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현정부의 그에 대한 신임 탓인지 모르나 이날 그의 도지부위원장 취임식에는 10여명의 국회의원과 20여명의 경북도의원과 단체장 공천을 노리고 있는 많은 인사들이 눈도장을 찍으러 몰려들었다).한편 김의원의 정치재개와 맞물려 그와 최형우.서석재.박관용.김덕룡 등 신실세 4인방과의 관계도 주목대상이다. 민주계 4인 실세들은 그동안 외부적으로는 단합을 과시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론 치열한 경쟁관계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다시 한번 킹메이커의 역할을 하고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따라서 그가이들중 누구와 손잡느냐에 따라 4인체제의 내부 판도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오는 연말쯤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대규모 당정개편에서 그의 역할이 보다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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