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7일 관영 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한국형 경수로의 수용을 고려한 바 없다}는 태도를 표명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한국형이 아니면 경수로지원을 할 수 없으며 그것도 과거핵의 투명성이 보장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나서 이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입장표명을 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제네바에서진행중인 미-북한간의 회담을 통해 한국을 북핵문제에서 따돌리려는 노력을노골화하고 있고 미국이 핵과거 문제와 남북대화문제가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는 데 대한 우리정부측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회담에서 미국의 관심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함으로써 국제적 핵확산저지노력에 흠을 내지 않는데 있고 북한의 협상목표는 핵개발이라는 협상카드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가능한 한 최선의 조건으로 대미수교를 이루는 데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현재와 미래의 핵투명성을 협상조건으로 내세워핵과거 문제와 한국형 경수로 채택문제를 협상의 카드로 남겨두려는 속셈을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네바 협상과정을 지켜본 결과 미국의 태도는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에 상당히 유연하게 대응해 왔으며, 궁극적으로는 과거핵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이전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우리정부 내에서는 {경수로 지원비용은 우리측에 전가하면서 북한에는 러시아형이나 제3국형 경수로를 지원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한 우려가제기된 것이다.
미국은 국내법상의 제약 등으로 인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이 비용을 부담하라는 요구이고, 이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은 그것이 한국형 원자로라면 통일이후에 대비한 투자라는 형식으로 받아들일 용의가있다는 쪽이었다. 따라서 북한이 끝까지 러시아형 경수로를 고집할 경우 한국정부가 돈만대는 역할을 맡을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이에 대해 북한은 체제안정을 위해 경제개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은 받아들이면서도 대남교류가 흡수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으며,같은 맥락에서 가급적이면 한국형이 아닌 제3국형 경수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언젠가 한국형원자로를 수용하더라도 버티는 데까지 버텨봐야손해 볼 것은 없다는 계산이다.
우리정부가 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이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기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미국의 움직임은 현재와 미래의핵동결만을 전제로 연락사무소 개설등 상징적 관계개선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이와관련해서는 정부내외에서는 한미공조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의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하고, 북미간에 비밀거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마저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다음달 초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이 우리입장을 무시한채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우려를강력하게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북미협상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북한도 궁극적으로는 핵과거의투명성을 보장하는 문제와 한국형 원자로의 수용이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선택임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협상전술로 미루어 북한이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까지에는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게 될 전망이며 북미대화도 당분간 정체상태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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