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까지 건 {물대기전쟁}

입력 1994-08-27 00:00:00

계속되는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농경지가 급증하면서 가뭄피해를 줄이려는 농민들이 물확보전쟁에 목숨까지 걸고 있다.26일 오전7시쯤 경북 영일군 신광면 토성2리 하천 관정개발 현장의 깊이 7m,폭 1m 관정밑바닥에 이 동네 신봉학(55), 박원복씨(49)가 쓰러져있는 것을주민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쓰러졌다.

같이 작업하던 주민들에 따르면 숨진 이들은 이날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박씨가 먼저 관정밑에 내려가 나무막대기등 찌꺼기를 걷어내려다 쓰러지자 신씨가박씨를 구하러 내려갔다가 함께 숨졌다는 것. 경찰은 이들이 산소부족으로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이에앞서 지난24일 오전10시30분쯤 고령군다산면 평리 면사무소앞에서 한모씨(60.다산면호손리)가 차례를 지키지않고 자기논에 먼저 물을 대려다 이웃농민들이 항의하자 농약병을 들고 [내논에 물대는데 왜 말리느냐]며 자살소동을벌였다.

한씨는 이날 논에 먼저 물대기위해 자기경운기로 물을 빼돌려 대다가 주민들이 [차례를 지키라]고 핀잔주자 [왜 양수기가 고장나도록 방치했느냐]고 면사무소와 지서를 돌며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던 것.

27일 오전 현재 경북도내 가뭄발생면적은 1만6백ha로 하룻새 1천5백ha가 늘어나는등 피해가 북부지역에서 중남부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