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아주3국 순방 의미

입력 1994-08-23 00:00:00

이영덕국무총리가 오는 29일 베트남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3개국공식 순방길에 나선다.총리의 해외나들이는 문민정부 출범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히는 6공말인92년6월 정원식전총리가 리우환경회의 참석차 남미순방에 나선이래 2년2개월만이다. 그동안 총리만도 현승종 황인성 이회창씨 등 4번이나 바뀌었다.이처럼 실로 오랜만에 해외순방에 나선 총리의 행선지가 하필이면 이들 아시아3개국이냐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우리의 외교정책 기조에 비추어 중요성이다소 덜한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보면 이총리의 이번 순방은 아시아지역이 우리에게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는 신외교환경을 일깨워주고 있다.

실제로 냉전종식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위상이 날로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통상파트너로서의 가치가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영삼대통령의 주변4강 외교정립이후 이들 국가와의 지역협력을 강화해야할 필요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일성사망후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냉전체제 붕괴후 아.태지역의 새로운 질서수립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과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역내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신외교}의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저변에 깔고 이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방문국들의 총리, 또는국가 주석, 대통령 등 주요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 우리의 외교목표에 걸맞는쌍방간 협력증진과 이해를 돈독히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대아시아 외교의 주요 목표는 통상확대 등 경제적 실익을 확보하는데 있지만김일성사후 한반도정세를 설명하고 북한핵문제와 대북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확보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기에 오는 96-97년 회기에 우리나라가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는 것과 김철수상공자원장관의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입후보등에 협조를 구하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오는 29-31일의 베트남방문에서 이총리는 보 반 키에트 총리와 회담을갖고 92년 수교이후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양국간 실질협력 강화기반을 더욱 다지는 한편 한.베트남 문화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베트남에게 있어 한국은 대만 홍콩에 이어 3번째 수교국이자 투자규모도 약7억달러로 3번째를 차지하는 중요한 협력파트너가 되고 있다.수교후 작년 5월에는 키에트 총리가 우리나라를 방문,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했고 지난 5월에는 한승주외무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해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 양국간경협확대의 기반은 이미 구축돼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총리는 문화협정 체결로 양국관계를 상호이해와 문화교류를 포함한보다 광범위한 우호협력단계로 발전시키는 한편 연말께로 예정된 도 무오이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일정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총리는 이어 싱가포르(9월1-2일)를 방문, 고촉동총리와 회담을 갖고 제3국공동투자진출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협의, 양국간 협력관계를 보다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방글라데시(9월3-4일)에서는 우리기업의 투자확대방안을 비롯,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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