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이 눈부시도록 화려했던 음악회가 끝나고 모두 자리를떠나가는 시간입니다.연주자는 그동안 정성을 쏟아 만들었던 자기 음악에 대한 성취감과 참석한손님들의 인사에 휩싸여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구경했던 사람들은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저마다 격조높은 시간을 향유했던 즐거움을 간직한채 각자의집으로 향합니다.
음악회장을 조금 늦게 나서면 소리의 향연이 끝난 다음 곧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허름한 옷차림으로 무대를 정리하고 객석사이를 오가며 버려진 휴지들,순서지 등을 줍고 문단속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표정이란우리가 방금전에 누렸던 음악의 기쁨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며,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에 대한 피로감마저 역력합니다.
음악회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엔 음악의 화려함 뒤에 숨어 있는 이런 삶의 모습을 기억할 리 없겠지요.
독일의 시인 릴케는 {엄숙한 시간} 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 했습니다.[지금 세계 어디선가 누군지 울고 있다. / 까닭없이 울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울리고 있다. / 지금 밤에 어디선가 누군지 웃고 있다. / 까닭없이 웃고있는 그 사람은 나를 웃기고 있다. / 지금 세계 어디선가 누군지 걷고 있다.정처없이 걷고 있는 그 사람은 내게 오고 있다. / 지금 세계 어디선가누군지 죽고 있다. / 까닭없이 죽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보고 있다] 풍요롭고 화려한 삶을 산다고 자랑하지 맙시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는 우리의 이웃이 너무도 많은 엄숙한 시간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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