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농산물은 피곤하다}산지의 농산물이 적어도 5-6단계의 과정을 거쳐 소비자 손에 들어 가고 심지어 출발지 인근 지역으로 되돌아 오는 농산물 유통 현실을 빗대는 말이다.유통과정이 긴 만큼 정상적인 거래시에도 산지 가격과 소비지 가격에 큰 차이가 나게되며 중간 유통과정에 농간이 작용할 경우 비정상적인 가격 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복잡한 농산물 유통과정을 형성하고 있는 요소는 유통과정에서의 역할에 따라 생산자와 중계자, 그리고 소비자등 3그룹으로 대별된다.여기에 전체 예상 생산량과 이에 따른 산지 시세는 물론 소비지 가격의 변화등을 예측 가능케 하는 정보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이들 3그룹을 둘러싸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통점은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
이는 생산자, 소비자 개개인으로서는 농산물의 가격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이로인해 생산자및 소비자 집단도 유통과정에서 아무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이와는 달리 중계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중계자란 공판장과 법정도매시장, 유사도매시장등 시장및 생산자와 이들 시장을 연결하는 산지수집.반출상, 시장과 소비자를 잇는 중간도매상과 소매상등을 말한다.
중계자의 특성은 생산자, 소비자에 비하면 극소수이며 농산물 유통과 관련된정보를 거의 독식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산지와 소비지의 농산물 가격에 차이가 심하다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그동안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 유통구조를 개선키 위해 많은노력이 있었으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보는 손해는 여전하다.이는 지금까지 시행된 유통구조개선책이 유통현실에 비해 크게 미흡한데다초점이 빗나간 정책이 많았기 때문이다.
*생산자및 산지 부분*
개개인의 농민을 조직, 영향력 있는 생산자 집단을 육성하는 일과 산지 유통시설을 확대하는 일은 유통구조 개선책에서 아주 소외돼 온 부분이다.농민의 수는 산지수집상등 중간 상인의 수에 비해 엄청 많은데다 농업생산물의 특성으로 인해 생산량의 과부족과 생산물의 소비자 가격은 비정상적인 관계.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생산예측팀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는 산지수집상과중간상인이 결합하게 되면 유통구조는 쉽게 왜곡된다.
산지수집상과 중간상인은 생산량이 소비량에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밭떼기수매에 들어가 농산물 수급을 조정하게 되며 생산량 예측에 위험도가 높은 만큼 유통마진을 크게 붙여 농산물의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만든다.중간상인들에 의한 가격 왜곡을 막는 방법은 생산자를 조직, 생산자들이 가격 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것.
최근 유통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작목반과 영농조합법인, 농어민 후계자등을중심으로 한 생산자 단체가 유통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 미비한정도.
생산자 조직의 강화를 위해서는 작목반등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농협을 통해판매되는 이른바 계통판매가 정착돼야 하는데 현재 농협의 계통판매율은 30선에 불과한 실정. 게다가 지금의 작목반과 영농조합법인의 대부분이 주로정부의 정책자금 수령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유통구조 개선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산지농산물종합유통센터 설립등 산지 유통시설에 대한 투자가 거의없었다는 것도 유통정책의 부재를 암시한다.
이는 지금까지 유통정책이 소비지 위주의 도매시장 정책에 치중해 왔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산지-대도시 도매시장- 산지 인근 도시지역으로 농산물의 U턴 현상이 발생, 농산물을 피곤하게 만들고 소비자 가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중계자 부분*
우리나라의 유통구조 개선 정책은 중계자 부분중에서 도매시장 정책에 집중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도매시장 위주 정책도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개선의 정도를 체감하기에는 크게 미흡한 실정.
우선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투자하고 운영하는 공영도매시장의 수가 물동량과 인구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말까지 전국의 공영도매시장은 총 9개소.
여기서 담당하는 유통물량은 전체 농산물의 30% 정도에 그치며 나머지 물량은 주로 유사도매시장에서 처리된다.
도매시장에서는 농산물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경매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공개되는 반면 유사도매시장에서는 경매 자체가 없어 가격 조작이 가능하며 이는 소비자에게 떠넘겨진다.
또 현재 있는 도매시장 가운데 농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를 가진도매시장이 한 곳도 없는 시설 미비도 문제.
동일한 도매시장에서도 그날그날 반입되는 농산물의 양에 따라 가격이 상당히 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도매시장 내에 저온저장고가 없기 때문이다.*소비자 부분*
농산물의 상품 특성과 이에 따라 일정 한도내에서는 가격 차이가 반드시 발생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일반적인 소비자의 태도다. 이는농산물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 붙이는 정부의 홍보(?)가 한 몫을 담당해 왔는데 이때문에 소비자들은 농산물의 유통마진을 구성하는 유통비용과 유통이윤을 구별할 수 없게 됐다.
강원도 지역의 고랭지배추가 제발로 식탁에 올라오지 않는 한 정상적인 유통비용은 필요 경비며 소비자는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유통이윤은 유통과정별로 차이가 나는데다 적정선 이상으로 붙여지는경우가 많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 농산물 가격상승의 주범을 가려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보*
농산물 유통정보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행위를 결정하는 중요 자료이나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로인해 농산물의 생산량과 가격에 대한 정보는 생산자와 소비자, 중계자모두에게 공유돼야 할성질의 재산인데도 실제는 중계자에게 편중돼 왔다.최근들어 소비자와 생산자를 위한 농산물의 생산.가격정보가 농협과 농수산물유통공사, 통신공사등에서 제공되고 있으나 기관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의종류가 다른데다 정보이용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하고 있다.유통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각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보 음성정보서비스 비용를 합치면 이용자에게 무료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이른바 클로버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농산물의 유통에 대한 욕구가 크게 높아진데도 불구 정보 제공기관의 단일화를 통한 클로버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게다가 농산물의 소비가 날마다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평균 시세보다 낮게판매하는 농민과 몰라서 비싸게 구입하는 소비자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나 일기예보만 있고 농산물 정보예보는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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