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제네바 3단계회담에서 평양과 워싱턴에 외교대표부 개설 원칙에 합의, 수교를 향한 첫 발걸음을 딛자 한반도 주변4강의 남북한 교차승인전망이 관심의 초점으로 대두되고 있다.러시아(구소련)와 중국은 이미 지난 91년과 92년 각각 우리와 국교를 정상화해 남한에 대한 승인을 마쳤으며 이제 교차승인의 다른 축인 미국과 일본의북한승인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실질적으로 상호 공존체제로 들어설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게 됐으며 동북아시아의 질서도 탈냉전의 흐름과 맞물려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북 양국이 정치.경제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향한 조치로 연락사무소의개설원칙에 합의했다고 해서 이것이 곧 바로 이행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양국간 관계정상화 문제는 이같은 원칙을 토대로 다음달 23일 제네바에서 열릴 3단계회담 2차회의에서 핵투명성 보장과 경수로제공등을 포함한 다른 주요현안들과 포괄적 협의를 통해 타결될 때에만 구체화될 수 있다.그럴 경우에는 미.북 양국은 핵문제타결 즉시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교환설치하게 될 것이 거의 틀림없다.
관계정상화에 적극 자세를 보이고 있는 양측은 그 이전이라도 연락사무소 설치 준비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으며 빠르면 이달말 각각 평양과 워싱턴에준비요원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간 외교관계에는 완전한 수교관계라 할 수 있는 대사관개설이 있으며 이에 앞선 조치로 영사관, 일반대표부, 무역대표부, 연락사무소의 상호 교환설치등이 있다.
이렇게 볼 때 평양-워싱턴간 연락사무소 교환설치는 국가와 국가의 외교관계수준으로 본다면 가장 낮은 급에 속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와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국가간 수교는관계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디기가 어려울뿐 사실상 한번 물꼬가 트이면그 다음 봇물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때문이다.
특히 연락사무소가 개설되면 양측은 *인권문제 *미사일수출금지 *수교 *미군유해송환 *경제협력및 지역안보문제등 상호 관심사항을 항상 협의할 수 있는공식교섭 창구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합의한 원칙들이 다음달 23일 2차회의에서 핵개발동결과 핵과거 규명보장 약속등의 {정식합의}로 구체화될 경우 북.미 양측은 곧 바로 연락사무소의 설치에 들어가게 된다.
이로부터 시작될 북.미간의 수교일정은 이후 특별사찰이나 그에 준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핵과거가 규명될 경우 상주대표부 설치로 격상되고 핵문제이외의양국간 현안이 타결되면 정식 대사관 설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북.미간에 연락사무소가 정식으로 교환설치될 경우 그것을 신호탄으로 지난92년11월 8차협상을 끝으로 중단돼있는 북한과 일본간의 수교교섭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90년 가을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자민당총재의 방북을 계기로 일본은북한과 수교교섭을 시작, 일제식민지지배의 사과와 배상, 배상의 방법과 규모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이은혜사건}등 북.일 수교교섭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갖고 지켜보던 미국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전격 중단되고 그후 북한 핵문제가 돌출하면서 재개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졌다.
일본은 현재 교섭재개를 원하고 있으나 북한이 대미수교에 주안점을 두면서눈길을 돌리지 않고 있어 북.미간에 연락사무소가 설치돼도 당장 북.일간수교교섭이 재개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나 결국 그길로 갈것만은 분명하다.즉 북.미간의 관계정상화 수준에 따라 다소속도는 떨어지더라도 북.일간 관계개선도 병행돼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 시기를 속단할수는 없지만 북-미, 북-일 수교가 이뤄져 남북한교차승인구도가 마련되면 한반도에는 남북공존체제가 다져지면서 {적화통일}이나 {흡수통일}등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지게 된다.
따라서 당장 남북통일은 그만큼 어려워지고 과거 동.서독의 예에서 드러나듯이 남북한이 각각 분단을 관리하면서 제한적 형태의 경제교류와 인적교류를통해 상호간의 대립과 반목을 서서히 풀어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긍정적 측면과는 달리 남북교차승인 구도가 완결될 경우 자칫 주변4강이 적절히 남북한간의 대립을 이용하거나 심지어 부추겨가면서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들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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