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일본시각

입력 1994-08-15 12:13:00

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간 고위급회담의 지난주말 기본합의에 대해 일본은 즉시 데라다(사전휘개)외무보도관 발표를 통해 {해결을 향한 진전}이라고 환영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주 구체내용을 확인한 뒤 경수로전환지원문제등 검토작업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일본정부의 입장은 북.미대화 결렬에 따른 위기상황을 피하고 핵문제의 대화해결이라는 일관된 희망을 유지할 수 있게됐다는 점에서 예상대로라고 볼 수있다. 특히 북.미관계가 잘되면 북.일관계도 풀릴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이면에 깔려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를 필두로 핵해결이 국교교섭의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계속 강조하는 속셈도 그래서다.그러나 한편으로 신중한 것은, 북한이 빼낸 연료봉처리와 {과거의 핵}을 검증할 특별사찰이 제외된 것등 {총론은 전진이나 각론은 답보}로 끝난점 때문이다. 일본이 중시하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무엇보다 과거의 핵의혹 해명이다. 미국은 이미 개발됐을지도 모를 한두개의 핵무기는 불문에 부치고 금후의 동결에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지만, 린국으로서는 단한개라도 위협이 되는만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결국은 일본과 한국이 중심이 될 경수로지원에 있어 {과거핵}을 지렛대로 미국측에 대응을 촉구한다는복안이다. 외무성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토대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가 문제]라며, 한.미양국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면서 내달이후의 교섭과 북한의 태도를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요언론들은 이번 합의가 출발점에 불과하며, 최종목표까지는 여전히멀기만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요 원칙만 확인했을 뿐 {용의가 있다}는 애매한 표현이 6번이나 나오며, 핵연료봉 8천개의 처리문제등 긴급과제도 무결론에 그치는등 실질적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9월부터의 교섭이 진짜 험난하며, 전혀 낙관을 불허한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조일).요미우리(독매)신문등은 또 이번 합의결과에 대해 북한의 변함없이 완고한 협상태도가 두드러졌다고 보도했다. 즉 투쟁적인 공산주의식교섭술로 정치적으로는 대미외교관계, 경제면의 경수로전환, 안보면은 핵불사용보존등 이른바 북한의 {체제생존전략}이 문서화 되는 외교적 성과를 올린 반면,미국은 {지친 상태}로 김일성-카터합의를 재확인한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북한측은 경수로전환을 지원할 때만 흑연노건설 등을 동결하며, 특별사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 최초의 교섭목표를 끝까지 고집, 막판에는처음부터 다시 할 수밖에 없다 위협하는 등 미국을 흔들어 연로를 낚싯밥으로고기(경수로)도 낚고 입어료(재정지원)까지 챙기는 격이 됐다고 비유했다.미국은 더욱이 갓 출범한 김정일체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으며,한국정부에도 이같은 뜻을 강하게 요청해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회담결과에 대해 함구령을 내릴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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