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문민정부와 쵯루탄

입력 1994-08-15 08:00:00

*{범민족대회}가 경찰의 강력한 제지에도 불구하고 어젯밤 늦게부터 오늘 새벽사이에 서울대학에서 강행됐다. 대회장부근은 밤늦도록 경찰이 쏘아댄 최루탄으로 뒤범벅, 인근주민들은 숙질줄 모르는 무더위와 최루가스로 이중고를겪었다. *문민정부의 경찰도 이제 시국문제 때문에 민생치안을 팽개치고 골머리를 앓는 일이 잦아졌다. 군사독재정부를 타도하기 위한 재야단체와 학생들의 민주화투쟁이 끊임없이 전개되던 지난 정권에서의 경찰은 도둑잡는 일보다는 데모꾼잡는 일이 우선했다. *지난해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런 경찰의모습이 차츰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같았다. 데모같은 것은 없을 테니까 민생치안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기대는 너무 쉽게 무너졌다. 문민정부에서도 데모가 없어지질 않았다. *비록 정권의 부도덕성을 규탄하는 데모는 없어졌지만 통일문제와 노사분규를 둘러싸고 경찰이 출동할 일이 최근자주 발생하고 있어 민생경찰로 자리잡기도 전에 다시 과거같은 시국경찰로돌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자아낸다. *지난밤의 범민족대회는 경찰의강경한 제지로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고 겨우 모양갖추기로 끝났다.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대회주최측이나 경찰이 다같이 고생을 했고 국민들의 질책을 받았다. 경찰력이 낭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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